국제유가는 29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88달러 떨어진 배럴당 93.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4주 만에 최저치다.
연준의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인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에 매도세가 유입됐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 주 의회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유지하겠지만 경제 지표에 따라 향후 수 개월 내에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상당수 위원이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지표가 개선되면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양적완화는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원유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0.25%포인트 낮춘 것이다.
IMF는 지난달 펴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 성장률을 올해 8.0%, 내년 8.2%로 예상한 바 있다.
데이비드 립튼 IMF 부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세계 경제가 아직 취약해 중국 수출이 둔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투자자들은 오는 31일 오스트리아 빈에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원유 감산 여부를 놓고 회원국 간의 대립이 예상되지만 기존 쿼터는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