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불만 속출… 평가 방식 “바꿔라”
동반성장위원회는 27일 국내 74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 ‘2012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개선’에 KCC와 LS산전, STX중공업, 현대홈쇼핑, 코오롱글로벌,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CJ오쇼핑 등 8개 업체를 지목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S,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포스코,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C&C 등 9개사는 자율적으로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사와의 거래 관행 개선, 경영기법 전수 등 적극적인 동반성장 노력을 전개한 것으로 인정돼 가장 높은 ‘우수’ 등급을 받았다. 특히 삼성그룹과 SK그룹은 각각 계열사 3곳을 우수 등급에 포함시키는 쾌거를 거뒀다.
정부는 우수 등급의 기업들에 부처별 인센티브 혜택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수 기업은 공정위 하도급분야 직권조사와 서면실태조사를 1년 간, 양호 기업은 하도급분야 서면실태조사를 1년 간 면제받는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수’·‘양호’ 기업에 대해 사업별로 가산점을 주고, 기획재정부도 공공입찰 참여 시 가산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우수 등급의 기업들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될 때 납세담보 5억원 한도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우대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번 동반성장지수 발표를 둘러싸고 기업들은 불편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평가 대상에 오른 74개 기업은 타 기업들보다 동반성장에 노력하는 기업인데, 개선 등급을 받을 경우 이 같은 노력이 퇴색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KCC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상 잘하는 기업을 공개해 칭찬해주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좋지만, 개선 등급 기업이 반드시 동반성장 활동을 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기업은 아니다”라며 “자칫 기업에 대한 오해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하게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기업의 규모와 업종에 따라 평가를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삼성과 SK 등 초우량기업들과 함께 평가하면 일부 업종의 기업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개선 등급을 받은 8개의 업체 중 5곳이 유통업체라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부활동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수 산출 방식은 자금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국내 제조업과 유통사들의 산업적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한 평가 배점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 겸 숭실대 교수는 “동반성장이라는 것을 점수로 평가하고 모든 면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업종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번에 유통업계처럼 불만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