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기업가치 분석]LG그룹, LS·GS 분리에도 10년새 216% 성장

입력 2013-05-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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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57년의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한국기업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영분리를 이끈 그룹이다. 하지만 속내는 남들의 시선과 평가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떨어져 나가기에 오히려 필사의 각오를 다져야만 했다.

그럼에도 LG그룹의 기업가치는 10년 사이 3배 이상 불어났다. 1997년 외환위기와 LS·GS분리를 겪으며 재계 최초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LG그룹 역량을 전자와 화학, 통신 분야에 집중한 것이 통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계열분리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기존 사업을 적극적으로 구조조정하고 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LG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계열사 간 중복투자를 줄이고 조직을 날렵하게 만드는 등 복잡한 문제는 지주사가 맡게 돼 생산성과 집중력을 높여줬다.

◇지주사 전환으로 집중력 높여=23일 이투데이가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자료를 토대로 LG그룹의 최근 10년간 기업가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는 80조6188억원으로 재계 서열 4위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15.7% 성장했지만 10대그룹 평균 기업가치 증가율 265.4%에는 약간 모자라다. 2003년에 LS그룹(전선·금속 부문), 2005년에 GS그룹(정유·유통·건설 부문)이 떨어져 나간 결과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계열분리와 관련돼 지난 2010년 초에 “처음에는 안정적인 내수기반이 취약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오히려 ‘배수의 진’을 치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계열분리 이전 상황을 가정해보면 같은 10대그룹 안에 속한 GS그룹의 기업가치를 더할 경우 LG그룹의 기업가치는 10년 전 32조2252억원에서 작년 말 109조5929억원으로 늘어난다. SK그룹 기업가치 88조3872억원을 크게 앞서는 수준으로 재계 3위에 해당한다.

LG그룹 소속 계열사별로 보면 기업가치가 1조원을 웃도는 회사는 2003년 7개사에서 작년 말 8개사로 1개사가 느는데 그쳤다. 그중에서도 LG생활건강의 기업가치는 2003년 5218억원에 불과했으나 작년 말 10조6559억원으로 늘어 10년새 1942.1% 급증했다.

◇매출 상위 기업 의존 증가폭 10년새 23%p↑=LG그룹 전체 매출액에서 상위 6개사가 차지하는 매출액 구성비율은 작년 말 기준 83.3%로 10대그룹에서 중간 수준이다. 다만 LS·GS그룹의 계열분리 탓에 10년과 비교한 매출액 구성비율 변화는 10대그룹 중에서 가장 컸다.

2003년 매출액 상위 6개 기업의 매출액 구성비율은 67.7%로 당시 10대그룹 중 가장 낮았다. 그룹 전체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상위 6개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LS·GS그룹 계열분리를 거치면서 매출액 구성비율은 10년새 23.1%포인트 증가했다. LS와 GS그룹 주력사의 이탈로 LG그룹에 남은 매출 상위 6개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급증한 셈이다. 이와 더불어 LG그룹 매출을 담당하는 상위 6개 기업은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상사, LG이노텍으로 GS그룹 계열분리가 완료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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