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 회복세… 최근 3년 평균 거래량보다 2.2% 증가
정부의 4·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의 주요 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이 7만9503건으로 1년 전보다 17.5%, 한 달 전보다 1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감소세를 보이던 주택거래는 3월과 4월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특히 4월의 월간 거래량은 지난 3년간 평균 거래량보다 오히려 2.2% 증가하는 등 예년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주택가격은 1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감정원은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4월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12% 올랐다고 발표했다. 수도권은 보합세고, 지방은 0.23% 상승했다. 4·1대책과 양도세 감면 대상의 확대 적용으로 거래시장이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게 감정원 측 설명이다.
현장에서도 급매물 소진이 빨라지고 집값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어 언제든 치고 올라갈 태세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4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과 토지를 포함한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전월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한 115.6을 기록했다. 거래시장 분위기도 상승해 전국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에 비해 3.2포인트 상승한 118.6을 나타냈다.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주택경기를 나타내는 전국 주택경기 실사지수(HSBI)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5월 주택산업환경지수 전망치가 서울 63.0, 수도권 56.5로 각각 조사 이래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요 주택시장 지표들을 볼 때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주택시장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향후에도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4월 부동산 거래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전반적인 주택시장 회복 속도는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도 "최근 부동산 가격과 거래추이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시장이 저점을 찍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직 주택시장 바닥론을 논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인식 차이로 추격 매수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일부 물량이 오른 호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매수자들은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집주인들은 그동안 떨어졌던 가격을 보존하기 위해 호가를 올리는 상황”이라며 "호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취득세 감면 조치가 6월에 끝나면 거래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물경기의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이어서 단기 처방이 장기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실물경기 침체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4·1대책은 주택시장을 잠깐 부양하는 단기적인 효과를 가져올 뿐 중장기적 추세 전환을 위해선 관련 후속 조치들이 속속 나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