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한 제도였다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언어도단이며 불쾌한 말이다”라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가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미국 국방부의 조지 리틀 대변인이 ‘주일미군이 풍속업(매춘)을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 “말할 가치도 없다”고 평한 적이 있을 뿐이다.
사키 대변인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성을 목적으로 인신매매된 여성들에게 일어난 일은 매우 슬프고, 엄청나게 중대한 인권 침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희생자를 진심으로 동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과거와 관련이 있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국과 함께 계속 대처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언급, 일본이 역사인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사키 대변인이 강한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매우 불쾌한 발언에 대해 코멘트를 요구받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무부) 건물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빅토리아 눌런드 전 대변인의 후임으로, 13일부터 정례 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키 대변인과 눌런드 전 대변인은 모두 여성이다.
그러나 하시모토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하시모토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일본을 점령하고 있을 때 일본인 여성을 활용했다”며 “(일본인을) 특수한 인종이라고 비판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확실히 일본이 한 행위는 나쁘다”며 “전장에서 성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여성을 활용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도 “현지 여성을 활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일본만 특별히 비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공정성’을 중시하는 나라다”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도 반성해야 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