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술광고 논란…“아이들 폭탄주 마시라는 건가”

입력 2013-05-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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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마시는 술, 선양 맥키스 대형마트 천장 광고에 학부모·의학계 비난

▲주류회사 선양이 자사제품 맥키스를 대형마트 내에 천정걸이 POP 형태 광고하고 있다.
주류회사 선양이 진행하고 있는 자사 제품 ‘맥키스’(mackiss)의 대형마트 광고에 대해 학부모와 의료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광고를 하더라도 쇼핑 외에 가족들의 여가 장소로 애용되고 있는 대형마트 곳곳에 광고판을 만들어 게시하고 유명 방송인을 등장시켜 청소년의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양은 주말 가족단위 쇼핑객이 많은 국내 주요 대형마트에 대형 입간판을 세우고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 광고에는 국민MC 신동엽이 등장, ‘Play Mix Mackiss(섞어먹는 홈믹싱주), 좋아하는 음료와 맛있게 섞어 드세요’라는 카피로 채워져있다. 특히 이 광고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마트 ‘무빙워크 천장’에 매달아놓아 노출을 극대화했다. 일반 맥주나 소주가 진열돼 있는 매대 위주로 광고한다면 맥키스는 대형마트 전체를 대상으로 해 모든 이들이 볼 수 있게 했다. 맥키스는 알코올도수 21도의 칵테일용 술이다.

지난 주말 대형마트를 찾은 가족단위의 쇼핑객들은 맥키스가 술광고와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가장 크게 문제삼았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인 안명현(가명.40)씨는 “6학년만 해도 음주 때문에 가끔 문제가 일어나는데 청소년들이 자주 드나드는 대형마트에 버젓이 광고를 하는 건 회사의 돈벌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음주를 조장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비난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최근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에너지음료와 일반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게 유행인데 국민MC인 신동엽이 모델로 나와 ‘좋아하는 음료와 맛있게 섞어 드세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건 아이들에게 폭탄주를 마시라고 권유하는 꼴”이라며 “술회사들이 그만큼 청소년 음주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 단체에서도 술 회사들의 대형마트 내 광고를 문제삼았다.

구자섭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회 홍보간사는 개인 사견임을 전제로 “유명인을 쓰는 것도 약간의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들의 출입이 빈번한 곳에 술광고를 하는 것은 청소년의 음주 조장과 알코올 중독 등 2차폐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구 간사는 “청소년들이 자극에 민감한 만큼 장소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약간 과장해서 학교 매점에 술광고가 노출된다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보지 않아도 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지난해 국민 피겨스타 김연아의 맥주광고 출연에 대해 “어린 청소년부터 청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랑을 받는 국민 스타로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가 출연하면 청소년 음주 문화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단체와 교육계, 학부모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선양측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CSV팀 박종원 과장은 “지방회사라 전국적인 유통망이 없어 대형할인매장에 먼저 납품했고 광고도 그런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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