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대표 파워블로거를 만나다… 자동차 전문 블로그 ‘모토블로그’
“그릇은 그냥 투명하면 됩니다.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이 빛나야죠.”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였다. 그는 기자다. 그리고 그는 블로거다.
자동차 전문 블로그 ‘모토블로그(motor blog)’를 운영하는 장진택(41)씨는 과거 기아자동차에서 디자이너로 수개월간 근무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그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직업으로 이어가고자 자동차 전문기자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월간디자인 기자, 모터트렌드 기자, 월간 매거진 GQ 편집 차장 등을 거친 그는 현재 카미디어 편집장으로 활약 중이다. 자동차 전문 블로거로서의 명성을 쌓으며 MBC ‘스포츠 특선 카!센터’ 등 방송에 출연,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블로그 활동은 2009년 GQ에서 편집 차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같이 일했던 후배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당시엔 자동차 관련 각종 정보를 한 곳에 모아 편집 등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이로 인해 모토블로그 운영도 장씨를 비롯한 3명이 함께 하기 시작했다.
3인 3색이라는 효과가 적중했을까. 장씨는 칼럼과 시승기를, 후배들은 영국 여행기와 일본 자동차 관련 소식들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네티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장씨는 현재 GQ를 나와 ‘카미디어’라는 자동차 전문 매거진을 창간, 사장 겸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자동차 전문기자 생활과 함께 전문 블로그 활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오늘도 쉬지 않고 도로를 누빈다.
◇“블로그요? 콘텐츠만 빛나면 되는 거죠” = 장씨의 모토블로그는 만들어지는 데 채 2~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블로그 이름을 짓는 것부터 시작해 자신의 실명 역시 거론하지 않았다. 물론 자신이 기자라는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는 입소문을 타고 자동차에 관심 있는 네티즌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소통의 창구가 됐다. 특히 기아차 디자이너, 다양한 자동차 전문지에서의 기자 경험을 배경으로 네티즌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단순히 질 좋은 콘텐츠를 축척하고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블로그를 시작한 첫해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이후 2012년까지 4년 연속 자동차 부문 파워블로그로 선정됐다. 다음에서도 2010년 ‘view 블로거대상’ 경제상을 차지하는 등 이름을 알렸다.
특히 모토블로그에 올리는 콘텐츠는 매번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 메인에 노출돼 수만명의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등 항상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블로그 이름이든, 우리들의 필명이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굳이 거창한 블로그 이름이나 우리들의 실명, 기자임을 밝히며 색깔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블로그 이름이나 필명을 음식을 담는 그릇에 비유했다. 그는 “음식을 담는 그릇은 단지 투명하면 되고 그 역할만 하면 되지 않겠나? 그래야 음식이 돋보일 수 있는 것”이라며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만 빛나면 되지 블로그명이나 필명을 통해 과장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자동차 전문기자로서 알게 된 정보를 사회에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블로그 활동이었는데 최근엔 한계를 느낀다”며 “익명의 공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악성 댓글이나 이메일을 통해 협박하고 상업적 활동을 요구하는 등 부정적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블로거로 이름이 알려지자 경쟁 블로그나 비판하는 자동차 콘텐츠에 대해 관련 블로그에서 계속 공격했다고. 심지어 아들까지 들먹이며 협박하는 쪽지를 받은 후 그는 블로그 활동을 한동안 그만두기도 했다.
블로그를 통해 상업적 활동을 전혀 하지 않던 그에게 사실 유혹의 손길도 여러 차례 있었다. 쪽지나 이메일을 통해 ‘블로그 대여’, ‘블로그 매매’ 등의 요구가 온 것.
그는 “최근 상업적 활동을 하는 블로그가 많이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절대 블로그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블로그를 돈을 벌기 위한 상업적 수단으로 생각하고 활용한다면 언젠가 창피당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 독과점적 구조 개선돼야” = 장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해 독과점적 구조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과점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이 좀더 관용을 베풀고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들 업체들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제품 및 서비스 차별화에 실패해 고객만족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업체들이 변하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씨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차로는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와 르노삼성의 QM3를 꼽았다. 폭스바겐의 골프 시리즈는 해치백의 대명사이자 교과서로 불린다. 7년마다 디자인과 내실 부문에서 새롭게 변화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장씨는 “7세대 골프는 업계에서도 기대가 매우 큰 모델”이라며 “개인적으로는 QM3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