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나홀로 귀국까지 12시간 행적 따라가보니…

입력 2013-05-1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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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밤 호텔바서 첫 성추행 의혹…새벽에 룸으로 다시 불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사건을 둘러싼 전말은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윤 전 대변인이 9일 오후 나홀로 귀국하기까지 12시간의 행적을 통해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하던 중 전례없이 전격 경질된 윤 전 대변인 사태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7일 오후(현지시간) 6시부터 7시반까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 참석한 윤 전 대변인은 만찬 후 숙소에서 20여분 정도 떨어진 백악관 인근 윌러드 호텔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그는 박 대통령의 방미를 돕던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재미교포 여대생 A씨(21)와 만나 바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워싱턴 경찰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발생 시간은 7일 오후 9시30분이며, 종료 시간은 30분 뒤인 오후 10시로 돼 있다. 피해자인 A씨는 이때 윤 전 대변인이 술에 취해 자신의 몸을 더듬는 추행을 해 항의했고 이에 윤씨가 욕설과 함께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술자리 동석자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씨가 주장하는 ‘성추행 의혹’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이후 다른 자리에서 술을 더 마시고 만취가 된 상태에서 다음날 새벽 5∼7시쯤 자신의 숙소인 페어팩스호텔로 A씨를 호출했고 인턴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자료를 가져오라”며 자신의 호텔 룸으로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처음에 윤 전 대변인의 호출에 거부했지만 그가 욕설을 퍼붓자 어쩔 수 없이 방에 들어 갔으며 방 안에서 윤 전 대변인은 알몸에 가까운 속옷 차림으로 있었다는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당황한 A씨는 곧바로 방을 나왔고 오후 12시 30분경 현지 경찰에 전화로 신고했다. A씨는 “호텔 방에 도착했을 때 알몸 차림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 “샤워를 하고 나와 속옷을 입었을 뿐”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경찰은 윤씨가 외교관 비자가 아닌 외교사절 비자를 내보이자 일단 풀어주면서 추후 소환하겠다며 호텔에 머물고 있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경찰은 한국대사관에 연락해 윤씨의 신변확보 동의를 요청했고 경찰로부터 사건에 대해 연락을 받은 국무부는 주미 한국대사관 측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사이 윤씨의 행적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시간대를 계산해보면 윤씨는 숙소 호텔로 가는 대신 8일 곧바로 워싱턴 공항으로 엘로우캡을 타고 가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9일 낮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이 묵었던 숙소 호텔에는 옷가지와 면도기 등 대부분이 짐이 남겨진 상태였다.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8시 방미 수행경제인 조찬간담회는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서 한 수행팀원이 그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걸 봤다는 목격담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는 오전 10시반 박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일정에는 불참한 채 서둘러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이 6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연설을 하고 있는 동안 ‘대통령의 입’은 나홀로 도피성 출국을 감행한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윤 전 대변인은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한국으로 떠난다고 보고를 했다. 하지만 그가 청와대와 상의하고 출국했는지, 혼자 도피하다시피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결국 윤 전 대변인은 낮 12시경 덜레스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표를 구매하고 오후 1시 35분 대한항공 KE094 편을 통해 귀국했다.

청와대는 이처럼 윤 전 대변인의 홀로 귀국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마무리하기 까지는 덮어두려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Missy USA’를 통해 윤 전 대변인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자 10일 한밤 중 단 4문장의 짧은 사과문만을 이남기 홍보수석이 발표했을 뿐, 대변인의 방미 중 부재 사유나 급거 귀국의 배경에 대해서 납득할만한 설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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