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상장사 내부거래 뒷짐 진 거래소 - 설경진 시장부 기자

입력 2013-04-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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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로부터 일감 몰아주기로 사세 확장을 한 현대글로비스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STX중공업은 지난 23일 대출금 305억원에 대한 연체 사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는데 그 이유는 계열사에 대한 매출채권 회수 지연 때문이었다. 특히 계열사 간 내부 매출비중이 높은 게 STX그룹이 난국을 타개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상장사 일감 몰아주기는 투자자에게 또 하나의 투자 리스크다. 공정거래 문제만이 아닌 투자자 이익에 직결되는 중요한 투자정보 중 하나다. 이런 이유로 상장사 내부거래 정보는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문제는 상장사를 감독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감독당국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장을 책임지고 상장사를 관리 감독하는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현재 거래소에는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특별한 관리·감독 제도나 체계가 없는 실정이다. 상장 심사를 할 때 잠깐 들여다볼 뿐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거래소 상장총괄팀 관계자는 “상장조건 중 내부거래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객관적 기준 없이 내부거래를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는 건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손실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기업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빈발하는 것은 기업의 투명성과 주주 및 기업가치가 직결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선 효율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기업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엄격하게 통제되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소의 끊임없는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상장심사를 할 때만 반짝 조사를 하는 게 아니라 상장 이후에도 수치를 관리해 나가며 지속적으로 지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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