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이트 수개를 해킹한 어나니머스 핵심해커가 국내 거주 중학생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들 어나니머스 해커들간의 신상털기(개인정보 공개)’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이투데이가 22일 직접 어나니머스들간의 대화방인 카카오톡 채팅방을 확인한 결과,이들 어나니머스들은 서로간의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하는가 하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인신공격을 무차별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해커들은 모든 카카오톡 계정을 프로그램으로 생성한 가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 Anonyong은 “카카오톡 계정은 수십, 수백개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해 이들이 실제 자신의 계정이 아닌 가짜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카카오톡은 휴대전화 1대 당 인증문자를 통해 1개의 아이디가 생성되지만, 어나니머스들은 해킹과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들을 무분별하게 생성,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어나니머스소속 국내 해커들끼리 이처럼 치열하게 갈등을 빚으면 신상털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북한 대남선전사이트 해킹후 회원신상 정보공개를 둘러싼 어나니머스간의 내부 분열 때문이다.
지난 21일 명동성당에서 이투데이와 단독인터뷰를 가진 서정혁(30)씨와 해커필명 Anonyong 등 3명은 “이번 ‘우리민족끼리’ 해킹 이후 어나니머스들간 명단공개를 두고 어논(어나니머스를 이르는 말)간 찬·반 논란이 있었고, 현재 중학생으로 밝혀진 해커 등이 ‘우리민족끼리’ 회원 정보 공개를 강행하면서 어나니머스내의 분열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후 어나니머스간의 분열은 서로에 대한 신상털기와 인신공격으로 변질됐고, 일부 어니머스들은 자신들이 참여하는 채팅방에서 서로에 대한 욕설과 상대방의 신상을 공개하는 등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해커들간 벌어지고 있는 신상공개와 협박, 욕설 등은 모두 현행법상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10~20대로 이뤄진 국내 어나니머스들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어나니머스는 ‘우리민족끼리’를 시작으로 ‘려명’(ryomyong.com) ‘조선신보’(chosonsinbo.com) ‘재미동포전국연합회’(kancc.org) 등의 회원 정보를 해킹해 공개하며 정치적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