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주식 담보로 계열사 2곳 400억 빌려… 미상환에도 지배력 변동 없어 사용처 설왕설래
셀트리온 서정진 대표가 그룹 비상장사 주식을 담보로 회삿돈 400억원 가량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배구조상 상환 부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차입금 사용 목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지에스씨(GSC)는 지난해말 이사회를 통해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가 차입한 249억원에 대해 담보물 및 조건 변경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에 앞서 같은해 7월에도 서정진 대표에 대한 대여금 한도를 승인하기도 했다. 회사 감사보고서에는 2012년말 현재 서정진 대표는 셀트리온지에스씨(GSC)에게 339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채무에 대한 이자율은 6.9~8.5%다.
특이한 점은 회삿측이 지난 2010년부터 서정진 대표에 대한 대여금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매년 수억원의 대손충담금을 설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정진 대표에 대한 채권 대손충당금은 3억3900만원이다.
특히 서정진 대표는 회삿돈 상환에 대한 부담도 적은 상태다. 이는 그룹의 특별한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서정진 대표는 현재 셀트리온지에스씨 대여금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만7000여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서정진 대표는 셀트리온지에스씨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각각 68.4%와 50.3%보유하고 있다. 또 두 회사가 모두 그룹 지주사가 지배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지주사의 자회사가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금지행위 조항에도 저촉이 되지 않는다. 서정진 대표가 채무 불이행으로 담보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이 강제로 변경된다고 해도 회사의 지배권은 변동이 없다.
이와 함께 서정진 대표는 보유 중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중 5636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셀트리온홀딩스로부터 돈을 차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정진 대표가 제공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 가치는 최근 제3자에게 배정된 상환우선주 평가가치로 환산하면 112억원에 이른다.
특히 서정진 대표가 그룹 계열사 지분 매각을 공식 발표하면서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빌려 셀트리온 주가방어용 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룹 각 계열사들의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특수관계인간 자금거래 내역에서는 특별한 사용 정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정진 대표와 계열사간 자금거래는 지난 2010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3억원을 빌려주고 받은 것이 고작이다. 나머지 거래 대부분은 계열사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 또는 담보물 제공이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서정진 대표가 지분 매각자금을 새로운 곳에 투자계획을 언급한 점을 감안해 신규 투자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지에스씨는 서정진 대표에 대한 대여금을 모두 단기투자자산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한편 서정진 대표의 차입목적에 대해 회사측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