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걸쳐 1050주 매각… 지분율 24.96→20.27% ‘뚝’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16일, 17일, 18일 세 차례에 걸쳐 각각 300주, 310주, 440주 등 총 1050주를 장내 매도했다. 홍 회장이 주식을 매각한 것은 4년여 만에 처음이다.
홍 회장이 주식을 판 것은 지난 2009년 고 홍두영 명예회장으로부터 5만4907주를 증여받고 증여세로 주식 1만4100억주를 물납(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세금을 내는 것)한 것 외에는 없었다.
주식매각 이후 홍 회장의 지분율은 24.96%(18만771주)에서 20.27%(17만9721주)로 줄었다. 남양유업의 당시 종가(107만~108만원)를 적용하면 이 회장은 약 11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부인인 이운경(0.72%)씨, 동생인 홍우식(0.63%)·홍명식(0.36%)씨, 손자인 홍윌리엄(0.20%)군 등 특수관계자들과 함께 남양유업의 총 주식 19만6691주(22.18%)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공시의무 사항이기 때문에 공시했을 뿐 개인적 사안이라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몇 년간 지분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총 발행 주식 수는 72만주에 불과하고 발행주식 중 약 40% 이상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외국계 펀드인 퍼스트이글오버시즈펀드, 아카시아 파트너(5% 이상 보유) 등 장기투자자 소유로 묶여 있어 유동주식 수가 30여만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동주식 수가 부족하다 보니 몇 주만 거래돼도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남양유업은 전일 대비 9000원(-0.83%) 하락한 107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조3650억원의 매출과 637억원의 영업이익, 6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한편, 남양유업은 잇딴 악재에 시달리며 기업가치가 훼손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대리점 부당 강매 행위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가운데 지난 4일에는 소비자에게 경쟁사 매일유업 제품에 유해물질이 있다며 자사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권유하는 등의 판촉활동을 벌인 의혹을 받아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해외 수출을 목표로 1800억원을 들여 전남 나주시에 건립 중인 커피공장이 올 하반기 완공되기 전까지 투자매력을 회복하기가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