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투자 망설이는 이유는?

입력 2013-04-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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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효과로 디플레이션 타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오히려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책적인 실수와 과도한 거품 형성으로 장기 침체를 겪은 탓에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일본 기업들이 선뜻 돈을 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내각이 집권한 이후 지난 5개월에 걸쳐 엔화 가치는 24%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시드니외환시장에서 99.82엔으로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100엔대를 넘보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일년 간 약 40% 가량 올랐으며 토픽스 지수는 166% 상승했다.

토요타 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포이 더욱 가파르다.

토요타 주가는 79% 올랐고 수출이 매출액의 77%를 차지하는 마쓰다는 세 배가 뛰었다. 소니 주가는 무려 87% 급등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활황이 제조업계의 업황에까지는 미치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과거 침체로 일본이 상실한 자산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세 배가 넘는다. 이는 1929년 대공황 당시 그해 GDP를 상실한 미국보다 큰 규모라고 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할 당시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했고 이어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까지 겹치면서 일본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닛케이 평균주가는 1989년 고점에 비해 3분의 2나 떨어졌다.

노무라연구소 리처드 구 수석 경제전문가는 “오늘날 일본 민간경제의 가장 큰 병목현상은 바로 차입 부족”이라면서 “이는 지난 20여년간 민간 부문이 부채조정을 거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경제의 중추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차입과 지출을 꺼리는 것은 아베 계획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일본은 소비와 국내 투자에 기반을 둔 안정된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후지츠연구소 마틴 슐츠 경제전문가는 “한국의 삼성과 같은 경쟁업체들은 투자에 적극 나서데 일본 기업들은 재건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영진들은 20년 동안 구조조정외에 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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