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경찰 윗선의 축소 은폐 시도를 폭로한 권은희(39) 수사과장에 대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시작된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에서는 2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는 분들에게 고합니다 - 국정원수사 경찰윗선개입 폭로 권은희 수사과장을 응원합니다!’ 서명이 7500건을 넘어섰다.
권은희 수사과장은 경찰의 국정원 직원의 댓글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서 수서경찰서에 재직하며 초기 2개월간 수사를 이끌었다. 그는 “국정원 여직원 등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고발장을 제출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초까지 경찰 상부가 지속적으로 수사에 개입했다”고 폭로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권 과장에 따르면 수서경찰서는 고발장을 접수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3일 국정원 여직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컴퓨터를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팀에 78개 키워드로 분석 의뢰했지만, 서울청은 키워드 숫자가 많다며 돌려보내 4개 키워드로 줄였다.
서울청은 4개 키워드만으로 분석을 끝낸 후 대선 3일 전인 지난해 12월16일, 마지막 TV토론이 끝난 지 1시간 후 “댓글 흔적이 없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권 과장은 또 “윗선으로부터 배포용 자료에 있는 내용 외에는 언론에 흘리지 말라는 암시를 여러 번 받았다”고도 폭로했다.
권 과장은 지난 3월 송파경찰서로 전보됐다.
그는 지난 2005년 여성 최초로 경정에 특채돼 화제를 모았다. 권 과장은 사법고시 43회에 합격하고 충청북도 청주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다 경찰 특별채용에 응시했다.
권 과장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재미있게 일하는 경찰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네티즌들은 서명에 동참하며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 권은희 수사과장님 장하십니다. 저도 지켜보고 응원할께요!(아이디 한솔바위)”, “권과장님의 양심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아이디 황금어장)”, “반드시 정의는 승리할것입니다, 주눅들지말고 양심껏, 국민의 경찰이 되어주세요 국민이 있습니다 (아이디 약손)”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SNS에서도 권은희 과장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과 관련해 경찰대학교 교수직을 사임한 표창원 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DrPyo)를 통해 “전 (사직) 당시 민간인 ‘교수’ 신분, 전화 받지 않을 수 있었지만, 경찰관 신분이었던 권은희 과장은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압력’이라고 느낄 정황도 더 컸으리라 추정됩니다. 권은희 과장을 응원합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