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전 협상시작… 내년 중반 완료 기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오는 6월 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통상장관들은 지난 주 회의에서 EU-미국 FTA 협상 시작 목표 시한을 6월 말로 잡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EU·미국 FTA 협상을 조기에 타결한다는 EU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내년 중반까지는 협상이 매듭지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휘흐트 위원은 “여름 휴가철 이전에 협상이 시작될 수 있도록 양측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시작을 결정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일찍 시작할수록 양측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FTA가 더 빨리 성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와 미국의 FTA 협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내년 중반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 이전에 미국과 FTA 협상을 마무리 짓기 바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EU와 FTA 성사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EU와 미국의 FTA를 성사시키기 위한 실무 그룹은 2011년 말에 구성됐다. 양측은 아직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못했지만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지난달 7∼8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27국 정상들은 미국과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같은 달 12일 재임 첫 국정연설에서 EU와 FTA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오바마 대통령은 13일 공동으로 FTA 협상 개시를 공식화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이 이처럼 FTA 협상을 서두르는 것은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재정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EU는 교역 확대를 통한 성장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다자간 무역자유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짐에 따라 EU는 개별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무역 정책을 전환했다.
미국은 경제 성장과 고용 증대를 위함은 물론 중국 등 신흥경제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면 EU와 협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EU는 미국과 FTA가 시행되면 EU 총 국내총생산(GDP)이 0.5% 성장하고 일자리 40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