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글로벌 기업들과 미래 반도체 소자개발 ‘맞손’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6개 기업과 향후 5년간 총 250억원 이상을 미래 반도체 소자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SML코리아, AMAT코리아, TEL코리아, Lam리서치코리아 등 6개 글로벌 기업과 ‘미래 반도체 소자개발 투자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기업이 자금을 투자하고 대학과 연구소가 연구를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R&D 사업이다. 산업부와 6개 기업은 향후 5년간 총 250억원 이상을 미래 반도체 소자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키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정부 R&D의 수혜자에서 국내 연구 생태계 조성의 후원자로 변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또한 실제 연구개발 결과물인 지적재산권(IP)을 기업이 아닌 학교와 연구소가 보유, 향후 중소·중견기업들의 개발기술 활용 가능성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투자 기업 입장에서도 단기 상용기술 개발에서 벗어나 비교적 적은 투자비로 향후 상용화 투자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게 된다. 또 최근 연구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 대학과 연구소에 새로운 원천기술 개발 기회를 제공, 고급 인재 양성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산업부 김재홍 제1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 반도체 산업구도는 앞으로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가 기존의 경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라며 “사람과 원천기술의 중요성에 주목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반도체 산업이 진정한 반도체 최강국으로 재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향후 연구주제 발굴, 기획, 평가 등 사업 전 과정에서 투자기업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 실효성 있는 과제들이 연구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참여기업과 투자 규모를 확대해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협력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지난 2월14일 공고돼 이달 초까지 총 29개의 과제 제안서가 접수됐다. 이달 말 사업자 선정 평가를 거쳐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업은 미국 SRC(Semiconductor Research Corporation)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SRC란 1982년 미국에서 설립된 민·관 반도체 연구 컨소시엄으로 미국 정부와 기업이 연 1억달러를 투자하고 대학과 연구소가 연구활동을 수행하는 프로젝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