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김승연 회장 경영공백으로 이라크 추가수주 답보"

입력 2013-04-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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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 이라크 재건시장 선점 뺏길 수도"

▲지난해 5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누리 카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추가수주가 답보상태에 빠졌다.

한화건설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16일 밝혔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하고 차질없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10만가구 규모의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공사이며,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이라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00만가구 국민주택건설사업의 첫 삽을 뜨는 공사이며, 이라크 재건사업의 본격화를 알리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도 의미가 깊다.

특히 김승연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 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용기와 신뢰를 보여준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신뢰가 두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4월 1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개최된 '한-이라크 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 일행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소개하는 한화건설의 영상이 나오자 "한화, 퍼스트(First)! 한화, 퍼스트!"을 연발한 후 김승연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한 바 있다.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달러), 교통인프라(460억달러), 에너지(800억달러), IT·의료·보안 등(690억달러)에 걸쳐 총 2750억달러(약 310조원)을 이라크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내 추가수주가 이어진다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획득,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경기침체 극복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라크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터키·인도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역시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방문해 "한화가 이라크 시장공략에 첫발을 제대로 내디뎠고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면서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국익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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