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5·19 숫자에 울고 웃는 까닭은

입력 2013-04-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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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돌파 중 청소년 관람불가 없어… 투자·수익 고려해 등급 예상하고 제작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전설의 주먹’(왼쪽)과 ‘홀리모터스’.
영등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 관객수가 달라진다? 관람 등급 한 단계 상승과 하락 여부에 따라 극장 매출이 큰 영향을 받는 현상은 이제 일반화되고 있다. 이때문에 영화제작사 등 영화계는 영화 등급에 매우 민감할수 밖에 없다. “이 영화가 왜 청소년 불가 등급이 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영화계에서 흔히 터져 나오는 볼멘소리다.

최근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한 영화 ‘전설의 주먹’ 제작사 시네마 서비스는 “15세를 염두에 두고 제작 작업을 했고, 마케팅 타깃 또한 그렇게 진행해 왔는데 막상 19세를 받으니 마케팅 방향부터 전략까지를 모두 수정해야 했다”며 “마케팅 측면에서의 손실도 크지만 관객 동원력에서의 손실은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영상물 심의등급은 전체이용가, 12세, 15세, 19세(청소년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 5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한상영가능 작품에 대한 전용 극장이 없기 때문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을 경우 사실상 관객을 만날 통로가 없어진다.

영화계가 등급에 이토록 민감한 이유는 등급판정 자체가 관객 동원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매출로 직결된다. ‘괴물’(12세)‘도둑들’(15세)등 1000만 관객 돌파 영화 중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작품이 단 하나도 없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해준다. 반면 역대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한 작품은 원빈 주연의 ‘아저씨’로 610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1270만명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영화 ‘7번방의 선물’이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였다면 지금의 관객동원은 무리였을 것이며 600만명 관객 동원 또한 선전으로 볼 수 있다. 그 경우 총 매출액은 현재보다 약 460억6711만원 적은 453억1560만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관객 수 뿐 아니라 매출 또한 반토막 수준인 셈이다.

‘7번방의 선물’을 제작한 영화사 NEW의 양은진 과장은 “ ‘7번방의 선물’이 19세 관람 등급이라는 가정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아라며 “영화를 만들 때는 등급을 예상하고 만들면서 통상 관객수를 점쳐보기도 한다. 만약 예상 밖에 등급이 됐다고 하면 그 타격이 고스란히 제작·투자사의 막대한 손실 혹은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라고 피력했다.

이렇게 영화 등급에 따라 관객수가 영향을 받는데에도 불구하고 영등위의 등급심의에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잣대가 부족해 심의 결과는 번번이 논란에 휩싸인다. 지난 4일 개봉한 프랑스 영화 ‘홀리모터스’는 발기된 성기 노출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가 해당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방법으로 가까스로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냈다. 반면 영화 ‘남영동 1985’에서도 성기 노출이 있지만 애초부터 15세 이상 관람 등급을 받아 두 작품을 비교한 잡음이 일었다.

10일 개봉한 영화 ‘전설의 주먹’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이 비교적 적음에도 불구하고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강우석 감독은 “영등위에 이 영화가 왜 청소년이 볼 수 없냐고 항변했더니 설정이 세다는 애매한 답변을 하더라. 정말 화가 나면 개봉 후 재심의 신청을 해 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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