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간접광고, 몰입 방해하는 ‘옥의 티’ 인가… 상품 홍보하는 ‘황금알’ 인가

입력 2013-04-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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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브랜드 노출 완성도 훼손… 드라마 수출땐 해외 홍보 효과까지

드라마 속 간접광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참다 못한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간접광고에 대해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라마에 간접광고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드라마 배경부터 세트장의 소품, 등장인물들의 의상, 액세서리, 자동차, 휴대폰 등 TV 속에 비춰지는 모든 것이 광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간접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가 완화돼 노골적인 브랜드 노출이 가능해졌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홍보성 광고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간접광고와 PPL(Product Placement)이다. 특히 최근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간접광고다. 미디어크리에이트 간접광고 담당자는 “간접광고는 제품명이 직접 노출되지 않는 PPL과 다르다. 간접광고는 브랜드명이 그대로 드라마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간접광고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미디어렙을 통해 판매된 드라마 속 대표적 간접광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BS 월화드라마 ‘야왕’은 카페드롭탑, 밀레, 포베이, 세정, 올리비아로렌 정도다. 올리비아로렌의 경우 수애가 5년 동안 광고모델로 활동해온 여성 브랜드로 제작지원을 하면서 간접광고도 함께 들어갔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는 커피베이, KBS2 ‘아이리스2’에는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는 파크랜드, 디초콜릿, 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가 각각 간접광고를 한다. 주말드라마의 경우 KBS ‘최고다 이순신’은 블랙스미스, MBC ‘백년의 유산’은 오뚜기, SBS ‘내 사랑 나비부인’은 탠디를 간접광고한다. 일일드라마 MBC ‘오자룡이 간다’에서는 아딸이 간접광고를 하고 있다. 특히 ‘최고다 이순신’, ‘백년의 유산’, ‘내 사랑 나비부인’, ‘오자룡이 간다’는 간접광고 브랜드를 드라마 속 주인공의 메인 직업군으로 설정해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간접광고는 미디어렙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광고주는 드라마 시작 전 미디어렙에 청약 신청을 하고 시청률과 출연배우, 작가 등을 고려해 미디어렙과 계약을 한다.

드라마 속 간접광고의 계약 방식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드라마 전 회를 통으로 계약을 하는 것과 단발성으로 계약하는 방법이다.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담당자는 “메인 직업군의 경우 전 회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전에 작가와 협의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최소 노출 횟수의 기준을 둔다. 가격은 통상 4억~5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단발성 간접광고의 경우 노출 수위에 따라 레벨1과 레벨2가 있다. 레벨1은 제품과 브랜드만 보여지는 것이고 레벨2는 제품 브랜드를 배우가 직접 사용해 상황 설정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레벨1은 한 번 노출에 1000만원 선이고 레벨2는 2500만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에 노출되는 무분별한 간접광고는 시청자의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작품의 완성도를 추락시키는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간접광고로 인해 적지 않은 시청자가 드라마 스토리나 인물에 집중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간접광고를 극 중에서 소화하다 보니 내러티브나 캐릭터의 개연성은 사라지고 작위성이 높아져 드라마의 완성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간접광고의 이 같은 폐해가 급증하자 최근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는 등 간접광고에 대한 제재가 늘고 있다.

물론 드라마 속 간접광고의 긍정적 측면도 있다. 코바코 간접광고 담당자는 “간접광고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너무 많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규정을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며 “사전에 문제가 될 것 같은 경우 방송사와 협의하고 심의해 걸러내기도 하고 촬영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될 경우 글로벌 기업은 우리나라 제품의 홍보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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