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현장’에 취업의 길도 있었다 - 김성희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북부지부 부장

입력 2013-04-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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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진흥공단이 어느 기관보다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면 바로 현장을 많이 가본다는 것이다.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문구를 철칙으로 여기는 것도 직접 발로 뛴 경험에서 비롯된 말이다. 현장은 모든 해답을 주면서 동시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얼마 전 현장에 가보고 싶다는 청년 인턴의 애틋한 한 마디가 중견기업에 입사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삼스레 그 의미를 되뇌여 봤다.

지난해 초 서울북부지부 인턴으로 들어왔다가 같은 해 11월 매출 200억 규모의 목업(양산 전 샘플) 제조 기업에 취직한 최상욱 인턴사원의 이야기다.

평소 현장에 관심이 많았던 최 군은 어느 날 갑자기 중소기업 현장을 가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최 군의 이야기를 들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금 승인을 결정해 놓았던 업체에서 갑자기 실효(失效)가 발생해 우리 지부는 추가로 지원할 업체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평소에 알고 있던 업체에 연락했더니 마침 올해도 매출이 상승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대답을 얻었다.

그렇게 최 군을 데리고 업체 현장을 가게 됐다. 현장을 둘러보던 중 “최 군은 우리 지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성실한 인턴사원인데 올해 12월에 인턴기간이 끝납니다. 혹시 직원채용은 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 방문업체의 총괄책임자인 한 임원은 “우리 회사는 학력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입사 후 3년이 지나면, 고졸이든, 대졸이든 능력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자기분야에서 창의적으로 성실하게 일만 수행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최 군이 이 회사에 적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평소 봐왔던 최 군은 요즘 신세대 청년같이 않게 순수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책임감 있게 성실히 업무를 완수했다.

최 군은 회사 방문 후 3일 후에 면접을 보기로 하고 이력서를 갖고 공장장을 만나러 갔고, 회사 측은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임금 만 얘기한 후 합격여부를 연락주기로 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아본 결과, 이 회사는 중진공에서 근무했다면 이미 검증이 됐는데, 다른 거 물어볼게 무엇이 있겠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한편으로 우리기관을 믿어주는 것 같아 기뻤다. 최 군은 11월1일자로 중견기업에 입사하는 영광을 얻게 됐다. 다시 한번 진정으로 최 군의 입사를 축하하며, 지금까지 해왔던 그 모습대로 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화이팅 최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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