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차는 사랑을 싣고… 차창 넘어 추억이 달린다

▲기차여행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여행은 아니다. 테마가 있는 기차여행도 있다. 레일크루즈 ‘해랑’과 바다열차가 그것이다. 가족 또는 연인과의 추억을 싣고 달리는 기차여행에는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낭만이 있다. (사진=코레일관광개발)

“기차여행 해봤어?”

“당연하지. 기차여행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럼 기차로 전국일주 해봤어?”

“…”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행 중에서도 기차여행은 낭만과 추억을 대표한다.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삶은 계란과 사이다를 마시고, 차창 넘어 펼쳐지는 시골 풍경을 바라보던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전국일주는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그러나 기차라고 해서 다 똑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테마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열차를 선택할 수도 있다. 레일크루즈 ‘해랑’과 바다열차가 대표적이다.

코레일관광개발(대표 이건태)이 운영하는 레일크루즈 ‘해랑’과 바다열차는 전혀 다른 느낌의 테마열차 상품으로 기차의 거침없는 변신이 돋보인다.

‘해랑’은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식 열차여행 상품이다. 이 열차는 한국형 블루트레인(남아공의 숙식관광열차)을 표방한다. 숙박이 가능한 호텔식 침대객차로 개조,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의 호텔식 관광전용 열차다.

반면 바다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다. 강릉까지 6시간 동안 강원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동해역과 강릉역 사이에 펼쳐지는 바닷가를 끼고 달린다. 바다여행에 목말라 있는 도시인들과 감성파 여행객들에게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별미다.

테마가 있는 만큼 외관도 일반열차와는 다르다. 총 2대로 운행하는 ‘해랑’은 짙은 파란색 외관과 봉황 문양으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내부는 더욱 화려하다. 지난 2008년 11월 출범 이후 명품 관광상품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해랑’은 열차 내부를 호텔식 객실로 꾸며 침대와 샤워시설, 소파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해랑’이 고품격 열차라면 바다열차는 소박함이 묻어난다.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무궁화 전 좌석을 측면으로 배치했다. 창문도 일반열차보다 크게 만들어 동해의 넘실거리는 파도와 드넓은 백사장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좌석으로 구성된 1호차(30석)와 2호차(36석)는 전 좌석이 바다 방향으로 배치돼 있어 멋진 바닷가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커플을 위한 극장식 좌석 콘셉트로 구성,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기에도 좋다. 3호차(42석)는 동아리MT, 단체여행객에게 호평이다.

와인, 초콜릿, 포토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며, 연인과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는 프러포즈 룸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 밖에 열차 내 스낵바에는 간단한 음료와 커피, 과자류도 즐길 수 있다.

‘해랑’은 다소 부담스러운 요금이다. 그러나 교통비와 현지 식사비, 숙박비, 주유비, 입장권, 서비스요금 등 전국 일주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부 감안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여행이다.

매주 화요일 출발하는 아우라 코스(2박3일)는 서울-순천-부산 등 9개 도시를 순회하며, 객실은 스위트룸(232만원·2인1실), 디럭스룸(195만원·2인1실), 패밀리룸(239만원·3인1실)이 있다. 씨밀레·해오름 코스(1박2일)는 매주 토요일 출발하며, 서울-전주-순창 등 7개 도시를 순회한다. 객실은 스위트룸(154만원·2인1실), 디럭스룸(128만원·2인1실), 패밀리룸(155만원·3인1실)이 있다.

2007년 7월 24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바다열차는 연인을 위한 프러포즈룸 운영과 다양한 이벤트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동요금은 1호차 1만5000원(할인 1만3500원), 2호차 1만5000원(할인 1만3500원), 3호차 1만2000원(할인 1만800원), 프러포즈룸 5만원(2인)이다.

기차여행은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가족여행은 물론 단체여행과 연인과의 데이트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이번 주말·휴일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 멋쟁이 아빠, 능력있는 남편, 센스있는 애인, 기차여행으로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