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어둠을 보다 - 길영효 메리츠종금증권 대전지점 차장

입력 2013-03-18 11:1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길영효 메리츠종금증권 대전지점 차장
길을 걸으면 쏟아지는 발소리
앞다투어 나를 붙들고
목덜미를 내민 차선이 달려들고
배기가스에 몰려다니던 바람이 비틀댄다
교차로에 멈춘 생각 종종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서둘러 떠나고
낯선 세상은 언제나 나의 오른편에 서서
익숙한 왼쪽을 기웃거린다
어둠 속에서 치솟는 눈 밖의 세상
내려 비치는 햇살에 날개 접었던 꿈들이
브레이크를 뿌리치며 나아간다
도로는 지나가는 말과 옷깃 사이
낯선 느낌으로 지워지고 있으니
발 붙이고 살기에 너무나 힘든 세상
발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펼쳐지는 일상이
빌딩 안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데
문득,
아침 신문이 휙 뿌려지고
신문 돌리는 청년의 발자국이 지워진다
아침은 어둡지 않을 때
세상 앞에 서서 욕심마저 떨어낼 수 있듯
어둠은 어둠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