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데뷔 15주년 콘서트 "신화는 꺾이지 않아" (리뷰)

입력 2013-03-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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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 있었을까. 1990년대와 2000년대, 그리고 2010년대까지 관통하는 아이돌 그룹이 존재하리란 사실을.

그룹 신화가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 ‘더 레전드 컨티뉴(THE LEGEND CONTINUE)’를 열고 2013년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신화란 이름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 그들은 누구보다 맹렬히 현재를 달리고 있었다.

(뉴시스)

◇ 멈출 수 없어 끝까지 달려

평균 나이 34.3세, 15년이란 세월은 갓 스물이거나 아직 10대였던 풋풋한 소년들을 어느새 30대 중반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신화에게는 나이 대신 연륜이 쌓였다. 무대 위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는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정확히 1년 전에 같은 자리에서 펼쳐진 14주년 기념 컴백 콘서트 ‘더 리턴(THE RETURN)’ 때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화가 선택한 오프닝곡은 ‘온리원(Only One)’이었다. 마치 3집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2000년 당시를 재현하는 것처럼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과 치밀한 군무가 빛을 발했다. 신화하면 떠오르는 남성미는 세월과 함께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연합뉴스)

이번 공연에서 신화는 1집부터 10집까지 15년 동안의 역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꽉 채웠다. 데뷔곡 ‘해결사’부터 ‘천일유혼’, ‘으쌰으쌰’, ‘티오피(T.O.P)’, ‘헤이, 컴 온(Hey, Come On)’, ‘퍼펙트맨(Perfectman)’, ‘엔젤(Angel)’, ‘하우 두 아이 세이(How Do I Say)’ 등 팬들의 추억을 장식했던 곡들이 밴드 사운드와 함께 새로운 편곡으로 펼쳐졌다.

보석같은 수록곡들의 무대도 빛났다. 신화의 유려한 하모니를 보여준 이민우의 자작곡 ‘프리(Free)’를 비롯해 ‘유얼 마이 에브리씽(You’re My Everything)’, ‘비 마이 러브(Be my Love)’, ‘퍼스트 러브(First Love)’ 등 팬들이 듣고 싶었던 노래들을 선곡한 센스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10집 앨범 수록곡 ‘스테이(Stay)’ 무대는 신화와 팬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멤버들은 간주 부분에 파워 넘치는 셔플 댄스를 추면서 공연장을 휘어잡았다.

(연합뉴스)

◇ 잘하고 있어, 함께 있어줘

무대를 장악한 신화만큼 신화창조(신화의 팬클럽)의 활약도 눈부셨다. 2만 5000명의 신화창조는 아름다운 주황색 불빛으로 드넓은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15년의 내공이 쌓인 덕분일까. 그 어떤 콘서트보다 완벽한 응원과 떼창이 신화의 히트곡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뉴시스)

특히 2004년 발매한 7집 앨범의 첫 번째 트랙으로 싢부심(신화의 자부심)을 담은 곡 ‘슈팅스타’의 ‘신화는 꺾이지 않아’, 지난해 발표한 10집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이자 신화와 신화창조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상징하는 곡 ‘온 더 로드(On the Road)’의 ‘헬로 헬로’, 10집 앨범 타이틀곡 ‘비너스’에서 에릭의 랩을 여는 주문 ‘E.R.I.C’에서 팬들의 떼창은 공연장의 지붕을 뚫을 것처럼 쩌렁쩌렁했다. 10년 전 노래도, 15년 전 노래도, 신화창조의 목소리는 거침없었다. 신화의 역사는 곧 신화창조의 역사였다.

대중과 호흡하는 대중가수에게 15년 동안 쉼없는 성원을 보내준 팬은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다. 멤버들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공연 중간중간 멘트를 할 때마다 멤버들은 “신화창조 사랑합니다”란 말을 잊지 않았다. 노래를 하면서도 쉴 새 없이 하트를 날렸다. 신화와 신화창조는 서로에게 애정을 퍼붓기 위해 안달난 듯한 훈훈한 모습이었다.

(뉴시스)

◇ 나아가 언제까지나 신화

공연의 또 다른 재미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신화의 입담이었다. 멤버들은 거침없는 농담을 서로에게 던지며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어진 우정을 과시했다. 깨알같은 멤버 간 디스에도 신화와 신화창조 모두 꾸밈없이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신화란 이름이 주는 믿음 때문이었다. 정말 가족처럼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멤버들은 3시간이 넘게 펼쳐진 공연 내내 빈틈없는 호흡을 자랑했다. 그것은 결코 연습으로 얻을 수 없는 값진 재산이었다.

(연합뉴스)

신화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었다. 신화의 댄스 양날개 중 한 쪽을 담당하는 신혜성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댄스 실력을 보여줘 팬들은 물론 멤버들의 감탄마저 자아냈다. 무대에서 누구보다 잘 놀 줄 아는 남자 이민우는 돌출무대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전진은 랩은 물론 보컬 실력까지 한층 성장해 귀를 훈훈하게 했다. 일일극 촬영에 바쁜 와중에도 콘서트 연습에 열중한 김동완은 거침없이 고음을 소화했다. 막내 앤디는 신화의 숨은 실세답게 의젓한 모습으로 적재적소에서 활약했다. 에릭은 존재만으로도 리더 그 자체였다.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골수팬은 물론 지난해 컴백과 더불어 새롭게 유입된 어린 팬들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신화가 데뷔한 1998년에 태어난 중학생 팬도 객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신화가 명실상부한 현역 아이돌 그룹이란 사실을 증명한다.

(연합뉴스)

이미 신화는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더 레전드 컨티뉴’란 이번 공연의 타이틀처럼 신화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신화는 다음달 말 정규 11집 음반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8월에는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을 도는 아시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열고 다시 한 번 관객을 만난다. 신화가 그동안 걸어온 시간만큼 신화가 앞으로 걸어갈 시간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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