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업무 영역을 두고 맞붙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는 지난 12일 지식경제부에서 만나 수출인큐베이터사업 업무에 대한 기능조정을 논의했다.
수출인큐베이터 사업이란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것으로 현지에 사무공간을 제공하거나 마케팅, 법률·회계고문 자문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출인큐베이터사업은 중진공이 수행해오다 지난 2008년 해외마케팅 집행창구 단일화 조치 시행으로 코트라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당시 코트라는 11개의 국내무역관을 폐쇄했다.
이번 협의를 통해 중진공은 과거 담당했던 수출인큐베이터 업무영역을 되찾고, 코트라는 주요지역에 국내 지사를 설립하겠다는 것.
중진공 측은 현재 코트라가 위탁 운영 중인 17개 해외지역 중 LA·프랑크프루트·멕시코시티·베이징·도쿄·두바이 등 6개 지역에 진출해 정책금융을 복합 패키지화한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출인큐베이터 사업업무를 심화해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센터(가칭)’를 설립하겠다는 것. 현재 해외수출인큐베이터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미국·브라질·독일·일본·중국 등 11개국 17개소 251개사가 입주하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코트라 측 내 지방에도 무역관이 필요하다며 국내 지사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밝혀 옴에 따라 중진공도 해외 업무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해외에서 중진공의 해외 조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앞서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도 지난 1월 취임 1년 간담회에서 “수출인큐베이터는 중진공이 맡아서 운영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코트라도 수출분야에서 전문적인 곳이지만 수출초보기업 종합지원 기능을 갖춘 중진공이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코트라는 국내로 지원 분야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대전·대구·부산·광주·춘천 등 경제권이 큰 광역권 위주로 국내 업무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방기업들은 소외되고 지원이 잘 안되는 문제점이 언급돼 국내 지사를 다시 세우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견·중소업계는 중진공과 코트라가 국내와 해외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한 업무를 각각 맡고 있음에도 협업보다는 각자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인은 “지원기관들의 업무가 중복될 경우 기업인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을 맞춰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