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장 감독기구 신설에 아메리카모빌 타격 불가피
세계 최대 갑부이자 멕시코의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이 당국의 규제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통신산업 전면 개편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라틴아메리카(남미) 2위 경제국 멕시코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슬림의 아메리카모빌과 멕시코의 세계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비자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한 감독기구를 신설하는 것이 새로운 법안의 골자다.
계획안에 따르면 통신과 TV 부문에 대한 감독은 ‘연방전기통신기관(FCI)’이 맡게 된다.
FCI는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기업을 ‘독점’으로 규정하고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는 비대칭 규제에 주력할 방침이다.
앞으로 멕시코에서 점유율이 50%가 넘는 방송사는 현재 방영하는 TV 네트워크를 케이블 방송사에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신생업체들에 대해서는 무료로 2개의 TV 채널을 제공하는 것도 모색되고 있다.
통신과 TV산업에 대한 해외 자본의 투자도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멕시코에서 공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시장 독점이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면서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멕시코 통신시장의 70%를 점령하고 있는 아메리카모빌을 비롯해 TV시장의 60%를 장악한 텔레비자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6%를 공약으로 내세운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통신산업 개편을 통한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니에토 대통령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를 고안해야 하고 통신 산업 역시 현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사르 카마초 제도혁명당(PRI) 대표는 “이 안은 진정한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니에토 대통령의 개혁안에 적극 지지를 보냈다.
텔레비자 역시 정부의 개혁안에 협조할 뜻을 밝혔다.
텔레비자는 성명에서 “우리는 멕시코의 통신과 TV 산업 부문의 현대화를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모빌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멕시코증시에서 아메리카모빌의 주가는 이날 멕시코 정부의 계획 발표에 3% 이상 하락했다. 올들어서는 11% 하락했다.
텔레비자의 주가 역시 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