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증시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우려가 재현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위에서 마감하긴 했지만 오전 장중 1982포인트까지 떨어졌고, 2220억원에 이른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디커플링 우려를 다시 몰고 왔기 때문이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96엔대로 재차 상승하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이번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등으로 외국인 매수여력이 약해지는 등 주변 여건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990선 전후로 지지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북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면 한국 증시의 저가 매력과 경기회복 가능성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여 리커플링(재동조화)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 호재…北 리스크·옵션만기일 등 악재= 뉴욕증시는 중국과 유럽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최고치를 10포인트 앞에 뒀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50.22포인트(0.35%) 오른 14,447.29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5.04포인트(0.32%) 오른 1556.22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8.51포인트(0.26%) 뛴 3252.87을 각각 기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다우지수가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나스닥 지수도 12년래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지만 코스피는 2000선에서의 등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가 시작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화 약세 재개에 이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압력, 사흘 앞으로 다가온 쿼드러플위칭데이(선물·옵션동기만기)에 따른 수급적인 부담 요인 등도 지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디커플링 재현 조짐…‘매수 기회’ 활용 = 코스피 지수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우려가 재현되고 있지만 지수는 1990선을 전후로 지지력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 연구원은 “최근 시장 에너지 약화 추세를 감안하면 코스피의 탄력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는 어렵지만 강화되는 대내외 펀더멘털 모멘텀, 올해 연간 이익 모멘텀의 턴어라운드 가능성, 글로벌 증시 대비 가격 매력이 부각된 현재 지수 상황이 지난 1월처럼 디커플링 심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커플링 현상이 좀 더 이어지더라도 최소한 코스피의 하방 경직성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1990선 전후에서는 변동성을 활용한 주식 비중 확대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 시장분석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 재현 조짐의 요인들이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코스피지수 조정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급속한 투자심리 냉각이나 수급 불균형 심화가 아니라면 1차적으로 코스피지수 20일선과 60일선이 위치한 1980~1990포인트 수준에서 지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미국 증시의 역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과 이를 뒷바침하는 든든한 양적완환(QE) 버팀목, 미 주택 및 고용의 본격적인 회복 국면 진입으로 글로벌 경제의 안전판 및 성장판이 확고해지고 있다”며 “또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입장이 시장에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등 코스피의 제한적인 조정 가능성과 함께 저가 매수의 기회 활용이라는 입장을 가져볼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