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수익 사회공헌으로 연결… 비영리 문화재단ㆍ학교 운영 자금에 써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이색적인 일감 몰아주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룹 측이 재단들의 공익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 확보 수단으로 신규 계열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거래를 통한 수익이 오너 일가가 아닌 사회공헌사업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신규 설립회사 4곳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번에 설립된 회사는 케이지(KG), 케이에프(KF), 케이아이(KI), 케이에이(KA)다. 케이지와 케이에프는 설립 자본금이 1억원이며, 나머지 두 곳에는 2000만원이 투입됐다.
특이한 점은 이번에 편입된 계열사 4곳 모두가 그룹 계열사들의 내부 용역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케이에이와 케이에프의 사업 목적은 서비스업과 도소매업으로 그룹내 서비스 용역과 구매대행 등을 맡을 예정이다. 케이지는 그룹 직원들의 통근버스 운영과 경비, 청소용역 일감을 받는다. 케이아이는 계열사들의 보험 대리업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그룹 측은 신규 계열사의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이 다른 계열사나 오너 일가에게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자자를 공익재단으로 한정했다. 케이에이와 케이에프의 지분은 모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다. 케이지와 케이아이는 죽호학원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게다가 그룹 측은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침해를 피하기 위해 신규 계열사가 기존 용역 계약을 인수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등 외부 시장 진입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전적으로 비영리 공익법인인 문화재단과 학교법인의 기본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설립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를 사회공헌의 방법으로 생각한 보기 드문 사례”라며 “다른 그룹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장학사업과 국내 문화예술계 기금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죽호학원은 4개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사업과 육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