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 30년 정통 재무관료… 협상의 달인

입력 2013-03-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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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ㆍ하우스푸어 대책 제1과제… 따뜻한 금융 구현 의지도 밝혀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

새 정부 첫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따뜻한 금융’ 구현에 나선다. 박근혜 대통령의 ‘따뜻한 경제’ 기조를 적극 뒷받침하며 금융 부문에서부터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당장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30만 가구를 넘어선 하우스푸어 등 산적한 현안들이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해결사’로 통한 30년 정통 재무관료 = 신 차관은 국내·외 금융정책 업무를 두루 섭렵한 정통 재무관료다. 박 대통령이 그를 금융위 수장으로 발탁한 것도 “대표적인 국제금융 전문가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신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재무부 경제협력국, 국제금융국,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국장,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 등 기획재정부의 주요 보직을 차례로 거쳤다.

탁월한 입심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해 ‘협상의 달인’으로도 불린다. 1990년대에 금융시장 개방과 OECD 가입협상에 참여했던 그는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미국을 집요하게 설득해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을 성사시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엔 금융분과장으로 참여하며 산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우체국 보험 등을 개방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단기 세이프가드 도입을 관철시켰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그를 ‘4명의 최고 협상가’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여기에 2003년 신용카드 사태 당시 금융정책과장으로 LG카드를 정상화하고 카드채 부실 문제를 풀어낸 전력까지 더해지면서 그는 ‘해결사’로 불리기도 했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재무차관회의 의장을 맡아 성공적인 회의 개최에 기여해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한동안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경부(현 기재부)를 떠났으나 지난 2011년 9월 임종룡 당시 재정부 1차관이 국무총리실장(장관급)으로 영전하면서 그 후임으로 선임돼 친정으로 복귀했다.

신 차관은 30년 간 공직생활에서 업무능력과 신망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는 평가다. 그는 재정부 공무원 노조에서 선발한 ‘닮고 싶은 상사’에 2006년부터 4년 연속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현재까지 재정부 내 유일한 케이스다.

◇가계부채·하우스푸어… 산적한 현안 어떻게? = 신 차관은 먼저 금융위원장 내정자로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청문회 벽 뒤엔 산적한 현안들이 또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금융위원장 내정 직후 △금융안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의 선도기능 강화 △금융산업의 독자적인 발전 △‘따뜻한 금융’ 구현에 초점을 맞춰 금융정책을 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따뜻한 금융’이다. 신 차관은 ‘따뜻한 금융’ 기조로 10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 문제를 풀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18조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출범시켜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고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행복기금에 기댄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가계부채와 함께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하우스푸어 해결을 위해선 박 대통령이 약속한 주택보유지분 매각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토해양부, 기재부 등 유관기관과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가치인정비율(LTV)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면서 집값 하락에 따른 하우스푸어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부동산 금융규제를 풀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난제로 꼽히는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민영화 문제도 풀어야 한다. 그는 내정 이후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면서 조속한 민영화 추진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권 일부와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국민주 방식엔 반대의사를 표명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활성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과거에도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기업 양극화 해소를 역설했고, 중소기업 현장을 자주 방문해 애로사항을 챙겼다.

이밖에 소관부처가 기재부, 금융위, 지식경제부 등으로 나뉘어 업무 비효율을 낳고 있는 정책금융기관 체계 재편,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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