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골프區 경제洞] 골프장 캐디선택제 확대하자

입력 2013-03-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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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3월은 생각만으로도 포근하다. 새 학기, 신입생, 입학식, 봄꽃, 새싹, 봄나물, 봄바람…. 머릿속을 스치는 단어마다 따뜻하고 희망적이다. 이 때문에 봄을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라 부른다.

봄은 여러 사람을 설레게 한다. 골퍼들의 라운드 욕구도 부추긴다. 덕분에 골프장에서는 오랜만에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겨울잠’ 자던 매출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골프장의 내장객 유치전도 볼만하다. 코스 리노베이션과 각종 시설 보수공사를 통해 한결 산뜻해진 골프장도 많다. 개중에는 참신한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골퍼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인 골프장도 있다.

그러나 코스 리노베이션과 참신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다. ‘캐디선택제’ 도입이다. ‘캐디선택제’란 말 그대로 내장객 스스로 캐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원치 않을 경우 노캐디로 라운드 할 수 있다. 결국 전체적인 비용절감을 통해 골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프장이 이 제도를 기피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수도권 골프장은 주중·주말 할 것 없이 내장객으로 붐빈다. 만약 수도권 골프장에서 ‘캐디선택제’를 실시할 경우 플레이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 대다수 골프장은 산악형 코스로 어렵고 위험하다. 이 같은 코스에서 순조롭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핸디 10~15는 돼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국내 골프장에서의 ‘캐디선택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방 골프장에서는 주중에 한해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다. 지방골프장이 주중 잔여타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해도 ‘캐디선택제’는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지방골프장이 모험을 감행하면서까지 ‘캐디선택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캐디 수급난과 관리의 어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지방골프장에서는 캐디 부족으로 내장객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다.

캐디는 자유직업소득자다. 즉 골프장 고용 인력이 아니다. 그러나 국내 골프장은 캐디 없이 손님을 받을 수 없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미묘한 관계다.

결국 골프장도 캐디에 소홀이 할 수 없다. 일터(골프장)를 조건(무상) 없이 제공하고 모든 수입(캐디피)은 전액 캐디에게 지급한다. 또 골프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여성을 모집해 2~5개월 간 직업훈련 후 필드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숙사 건축비, 감가상각비, 관리비(냉·난방비), 식비, 피복비 지원은 기본이다. 회식비, 우수 캐디 포상, 우수 캐디 해외연수까지 지원하는 골프장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캐디의무제’를 교묘하게 악용에는 캐디도 있다. 일부는 10년 동안 10개가 넘는 골프장을 옮겨 다니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조건이 좋은 골프장에서 일하겠다는 의도다.

결국 골프장으로서는 ‘캐디선택제’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캐디의 존재 이유다. 캐디는 골퍼들의 라운드를 돕기 위해 존재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퍼들은 ‘캐디의무제’에 반대 입장이다. 비싼 캐디피와 만족스럽지 않은 서비스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은 연간 수억원의 지출을 감수하며 캐디를 양성하고 있다. 그렇게 양성된 캐디가 골퍼의 안전과 서비스 질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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