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왜 신인때 서럽게 울었을까 [배국남의 X파일]

입력 2013-02-2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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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앤담픽처스)

김하늘, 신인때 서럽게 눈물 흘린 이유는?[배국남의 X파일]

참 맑은 하늘이었다. 1999년 5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허름한 주택 앞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뮤직비디오 ‘투헤븐’에서 처음 본 그녀의 이름을 드라마 기획서를 보고서야 알았다. 청순한 외모가 참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맑고 깨끗한 이미지의 그녀는 참담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NG!” “NG! 그게 아니잖아” 드라마 연출자의 NG를 외치는 횟수가 20번을 넘어가고 있었다.

감정없는 카메라와 혹독한 연출자 앞에서 속절없이 NG늘 계속 내고 있었다. 표정 하나, 대사 하나 쉽게 가지 못했다. 긴장하면서 안 되는 자신의 연기 앞에 본인도 힘들었는지 맑은 눈망울에선 금세 눈물 방울이 떨어질 것 같았다.

톱스타로 비상한 김하늘의 드라마 데뷔 현장이다. 응모한 청바지 광고모델선발대회에서 행운을 잡아 모델로 나선 광고를 본 영화 감독이 출연 제의로 영화 배우로 첫발을 디뎠다. 영화‘바이준’으로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뮤직비디오 ‘투헤븐’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은 김하늘이 첫 출연한 드라마가 바로 이병헌 송승헌 한고은 강성연 조민수 조재현 차태현 전지연 등이 나온 ‘해피투게더’다.

김하늘은 드라마 데뷔작이자 주연으로 출연한 ‘해피투게더’촬영장에서 독종(?)연출자로 명성이 자자한 오종록PD에게 대사에서부터 표정연기에 이르기까지 계속 지적과 꾸중을 들으며 같은 장면을 수십번 연기를 했다.

촬영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기자마저 신인 연기자 김하늘이 애처로워 보일 정도였다. 사직동에서의 촬영이 끝난뒤 김하늘에게 다가가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순발력을 요하는 드라마(해피투게더)에 처음 출연인데다 두 형제를 두고 사랑의 방황을 하는 착하고 맑은 유치원 교사여서 연기는 쉽지가 않았다”며 주눅이 잔뜩 든 어조로 말을 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독종 오종록PD의 잔혹한 연기 훈련과 지시로 다시는 그와의 작업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김하늘은 ‘피아노’로 다시 오종록PD와 작업을 함께 했다. 부산에서 진행된 ‘피아노’촬영장에서 만난 김하늘에게 오종록PD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한결 여유있는 표정으로 “저를 연기자로 만들어주신분인데요. 제가 연기자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수 있도록 해준 분도 오종록PD에요. 더 열심히 해야지요”라고 말하는 김하늘에게서 ‘해피투게더’ 촬영장에서 주눅들어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유약한 모습은 찾을수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연기자로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하늘은 이제 최고의 톱스타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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