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는 일본인 미치코 "아버지의 나라, 한국서 학사모"

입력 2013-02-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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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학사모를 쓰게 된 일본인 미치코 와일딩씨(사진=경희사이버대학교)

“오늘이 나게는 정말 뜻 깊은 날이고 감회가 남다르다.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다.”

캐나다에 사는 일본인 주부 미치코 와일딩씨(Michiko Wilding·65). 그는 지난 16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진행된 ‘2012학년도 경희사이버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버지의 조국인 한국을 남편과 함께 방문했다.

미치코씨는 1968년 도쿄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지금의 남편 알렌 와일딩(Alan Wilding·65)씨를 만나 결혼해 1977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하지만 못다한 학업에 아쉬움으로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수업에 어려움을 겪은 미치코씨는 지난 2010년 미국학과로 전과해 학사모를 쓰게됐다.

미치코씨가 한국을 택한 이유는 한국인이었던 아버지 덕분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 가정의 수양아들로 입양됐던 아버지는 딸이 26세가 될 때까지 이 사실을 숨겨왔다.

그는 “아버지는 한국인이란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셨어요. 일본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숨기실 수밖에 없으셨죠”라고 전했다. 아버지의 사연을 알게 된 후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그녀는 한국을 배우며 조금씩 아버지와 아버지의 나라를 이해해갔다.

미치코씨는 아버지의 나라를 공부하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3시간씩 한국어 개인과외를 받아가며 수업을 따라갔다. 새벽까지 공부에 매진한 그는 미국학과로 전과한 후 매학기 4.0이 넘는 성적을 받았다.

남편은 “아내의 공부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컴퓨터를 온전히 양보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며 “경희사이버대는 국경 없이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이다. 우수한 기술과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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