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재산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 보도"

입력 2013-02-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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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산이 (언론에)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 보도되는 것 같다"

18일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17 일 방송통신위원회·교육과학기술부·국가과학기술위원회 1급 공무원들을 만나 청문회 준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김 내정자는 자신이 설립한 벤처회사 '유리시스템즈'를 통해 군사통신장치를 개발한 뒤 세계적 통신장비 업체 '루슨트 테크놀로지'에 회사를 10억달러에 매각, 1998년 38세의 나이로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당시 포브스가 산정한 김 내정자의 재산은 5억60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6600억원)였고, 이듬해 포춘은 '미국내 40세 이하 부자' 조사에서 그의 재산을 4억2천900만달러(약 5148억원)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과거 재산 규모를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의 현 재산을 7000억원대까지 추정하고 있으나, 김 내정자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10여낸 사이 보유 주식 지분 등에 변동이 있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6000억~7000억원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김 내정자의 재산은 여전히 수 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께 이뤄질 청문회 전까지 재산을 모두 파악, 제출하는 일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계속 활동해 왔다면 공직자 재산 등록 자료 등의 증빙 자료가 이미 충분하겠지만, 지금가지 미국 시민권자였던 김 내정자는 국내 재산 자료가 거의 없어 결국 전속 회계사 등과 함께 스스로 모든 재산 목록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국내 재산 증빙 자료가 전무한 상황에서 내정자가 아무리 충실하게 자료를 모은다해도 물리적으로 이달말, 다음달 초까지 모든 국내외 재산 자료를 완벽하게 국회에 제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문회를 통과해 취임이 결정될 경우, 재산 집계와 처리 문제는 보다 복잡해진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장관은 취임 후 2개월 안에 해외, 국내를 막론하고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모든 재산을 등록, 공개해야한다. 이 과정에서는 청문회 단계와 달리 재산 관련 사실 관계가 보다 명확해야 한다. 김 내정자처럼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더라도 일단 등록·공개 대상에는 포함된다. 다만 직계 존비속의 경우 독립적 경제 생활이 가능한 경우 등에 한해 '고지'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특히 김 내정자처럼 유수 해외기업의 주식을 다수 보유한 경우에는 '백지신탁 제도' 적용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05년 2월 국내에 도입된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따르면 장관 등 1급이상 고위 공직자(부처에 따라 4급이상 해당)는 재임기간 중 공정성 시비를 막기 위해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 등이 보유한 주식 합계가 3천만원 이상인 경우 반드시 매각하거나 처리 전권을 타인에게 위임하는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다만 행안부 산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업무와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한 주식의 경우 매각 또는 백지신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취임한 장관은 한 달안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업무 연관성 판단을 심사위에 요청해야 하고, 심사위는 이로부터 두 달안에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현행 심사위원회 관련 고시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해외 기업 주식의 경우 일단 직접적 업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매각·백지신탁 심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에 본사나 현지 법인등의 주식이 상장돼 있을 경우에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정황으로 미뤄 김 내정자가 보유한 알카텔-루슨트 등 대부분의 해외기업 주식들은 매각 또는 백지신탁 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행안부 관계자는 "보다 구체적으로 내정자가 국내 상장 주식 등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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