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두 모이는 설이지만 경기불황의 여파로 움츠러든 소비심리 탓에 명절 선물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명절 선물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명절 선물세트도 실속 상품을 선호하는 ‘알뜰 소비’가 두드러진 가운데 색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색 명절 선물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끄는가 하면 양말이나 세계지폐와 같이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과일, 채소 등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 선물세트’의 매출은 작년 설보다 17% 가량 신장했고,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여 가격을 낮춘 포장재 절감 선물세트 매출 역시 15% 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수요를 고려해 친환경 선물세트, 포장재 절감 선물세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롯데멤버스 카드 포인트를 2배로 적립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는 9일까지는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보냉 가방’, ‘포장 보자기’ 등 포장재를 반납할 경우 2000원 할인권을 제공하는 ‘포장재 수거 캠페인’도 진행하며 해당 할인권은 오는 17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패션양말 선물세트를 내놨다. 자칫 촌스럽게 느껴지는 선물이지만 복고 바람을 타고 컬러풀한 양말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 설날 세뱃돈으로 유로화. 호주 달러, 중국 위안화 등 세계 지폐도 주목받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행운의 2달러’를 포함해 유로화. 호주 달러, 중국 위안화 등 세계 지폐 하루 매출이 전월인 12월에 비해 300% 이상 증가했다. 작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도 200% 가까이 오른 수치다. 11개의 ‘0’이 그려져 있는 유고슬라비아 5000억 달러 지폐와 짐바브웨 100조 달러와 같이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지폐도 판매되고 있다.
11번가 측은 기나긴 경제 불황이 가져온 이색 현상으로 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경제 불황에 따른 팍팍한 살림살이로 인해 아이들의 세뱃돈에 외국돈과 같은 이색 지폐를 끼워 의미를 함께 담아 전하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