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서아름 학원강사 "아이들의 진짜 꿈"

입력 2013-02-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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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름 학원강사
“‘K팝스타’ 봤어? 방예담 대박이지 않냐? 쩔어.”

아이들은 오늘도 오디션 프로그램 이야기에 한창입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인 양 다이어트도 하고,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종종 메이크업까지 한 채로 학원에 옵니다. 수업시간에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은 예삿일입니다. 학교와는 또 다른 자유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서일까요? 이곳에서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날 것 그대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들어 부쩍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꿈을 많이 바꿔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꿈이 천편일률적으로 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 과목에 십수만원을 훌쩍 넘는 학원을 다니는 것은 이미 부모님의 꿈이지 아이들의 꿈이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의 상당수는 아이돌 가수를 꿈꿉니다. 아이돌 가수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있는지, 한결같이 공부는 소홀히 합니다. 그 꿈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간 아이들일수록 학업에 대한 무관심이 당당합니다. 아이들의 꿈이 아이돌 가수라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난 가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공부는 안 해도 돼”라는 아이들의 인식과 그러한 주장이 점점 당당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상식이 형성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 미래를 결정짓는 결정적 순간을 지나고 있음을 그들은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천편일률적으로 아이돌 가수의 꿈을 심어준 이는 누구이며, 또한 그들에게 중학생 시절 학습의 중요성을 간과해도 된다고 가르친 이는 누구일까요?

TV는 조금 더 청소년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진은 지원자 수가 사상 최대라고 강조하기 전에, 아직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미성년 출연자를 통해 보통 아이들의 꿈을 선동하기 전에, 그 프로그램을 보는 다수의 청소년들의 인식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곰곰이 고민해본 적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노래를 부릅니다. 쉬는 시간에는 강의실에서 춤을 추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 목소리는 아닙니다. 모두들 누군가를 흉내 낸 목소리를 냅니다. 또한 누군가를 따라 외모를 가꿉니다. 아이돌 가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에게 내면의 아름다움은 이미 관심 밖인 듯 보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진짜 꿈… 누가 가르쳐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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