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말을 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타인. 내가 아닌 사람,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친해지려고 한다는 것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 사람에게 다가서기 전까지의 그 고민은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말걸기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다. 이 소설은 제목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 속 두 주인공인 ‘나’와 ‘그녀’는 아주 다른 캐릭터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자인 ‘나’와 남에게 많이 기대려고 하는 ‘그녀’의 상반된 모습은 소설을 읽는 내내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설 속 "나"의 관점에서 본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되도록 빨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뿐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정말 남과 연관되고 싶어 하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서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가 잘못된 것인지 세상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그녀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녀는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타인에게 말걸기라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로가 터놓고 얘기하지 않으면 끝내 밝혀지지 않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소설 속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구절이라 한번 적어본다. 서로 이야기해 보지도 않고 상대방을 평가해 버려서는 안 된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 같다. 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일지도. 타인에게 말걸기를 제일 먼저 시작하고, 그리고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해야 그 타인을 내가 아는 사람으로 만들 수가 있기에 오늘도 타인에게 말 걸기를 시도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