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망자, 방제복 없이 마스크만 해"…인재 지적

입력 2013-01-2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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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불산 누출사고로 숨진 박모(34)씨가 수리작업 당시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역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TI서비스는 지난 27일 오후 11시께 화성사업장 11라인 불산 유출부위 수리작업에 투입된 박씨가 28일 오전 5시40분까지 작업하는 동안 가스 마스크만 착용한 채 방제복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9년차 베테랑 직원인 박씨가 불산 가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작업이 끝나고 2시간여 뒤인 이날 오전 7시30분께 목 부위 발진과 함께 가슴 통증을 호소,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졌다가 다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박씨와 함께 현장에서 작업했던 나머지 직원 4명은 방제복 등 안전 장구를 모두 갖추고 작업해 화를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STI서비스는 지난 27일 오후 1시31분 불산 유출 사실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수리작업 전까지 10시간 동안 유출 부위를 비닐봉지로 막아 놓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STI서비스 이종채 수석부장은 "처음 유출된 불산이 미량이라고 판단해 임시로 비닐봉지로 유출 부위를 막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TI서비스는 직원들이 안전장구를 제대로 갖추고 작업하도록 감독하지 않은 것은 물론 10여시간 불산 누출에 소홀히 대처한 데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업체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관리 책임자가 형사처벌될 수 있다"며 "위법 사항이 있는지를 조사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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