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재계혼맥]한화그룹, 故 김종희 창업주 정계와 깊은 인연… SK, GS, CJ, 쌍용과도 연결

입력 2013-01-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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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산업은 정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군수산업인 화약 사업을 모태로 하고 있는 한화는 유독 ‘정계’와 인연이 깊다.

한화가(家)는 창업주 고(故) 김종희 회장을 중심으로 정계과 연을 맺고 있다. 김종희 창업주는 군수사업의 특성상 정치권 인맥이 화려하다. 특히 고(故)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과는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 고(故) 서정귀 전 호남정유(현 GS칼텍스) 회장 등과 함께 ‘이후락의 5인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창업주는 2세들의 혼사를 통해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김 창업주의 형제들 또한 정계에 직접 뛰어들며 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정계와의 혼맥이 워낙 화려한 때문일까. 한화그룹은 흔히 재벌가와 혼맥 관계가 약하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화그룹은 SK, GS, CJ, 쌍용 등과 연결되며 여느 재벌가 못지않은 혼맥을 갖추고 있다.

◇창업주 2세 통해 정계와 연결 = 김종희 창업주는 강태영 여사(87)와의 사이에 둔 2세들을 통해 정계와 연이 닿는다. 김 창업주의 2남 1녀는 백범 김구 선생부터 박정희·노태우 정권에 이르는 시절 동안 당대 명문가로 손꼽히는 집안과 혼인했다.

3남매 중 김 창업주 생전에 치른 혼사는 장녀 영혜(66)씨뿐이다. 영혜씨는 고(故)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의 차남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66)과 혼인했다. 이 혼사를 통해 한화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결된다.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또한 영혜씨의 백년가약은 한화가 노태우 전 대통령(82)과도 먼 혼맥을 형성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후락 전 부장의 5남 이동욱(52)씨의 부인은 최종건 SK 창업주의 막내딸 최예정(52)씨다. 예정씨의 사촌오빠인 최태원 SK 회장(54)의 부인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53)씨다.

김 창업주의 장남 김승연 한화 회장의 혼인으로 한화는 전두환 전 대통령(83)과도 연결된다. 김승연 회장의 아내 서영민(53)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권력의 중심이었던 서정화 전 내무부 장관(81)의 딸이다. 김 회장은 김종희 창업주 작고(作故) 1년 뒤인 1982년, 당시 서울대 약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영민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김 회장과 영민씨가 무려 9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백두진 전 국회의장의 부인 허숙자 여사의 적극적인 중매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결혼 후 김 회장은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명성그룹(현 한화호텔&리조트)을 인수하며 유통·레저 등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해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두환 정권 시절 권력자로 꼽히는 장인 서정화 전 장관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또한 당대 힘 있는 정치인이었던 김승연 회장의 백부 고(故) 김종철 전 한국국민당 총재도 그의 조력자가로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김 전 총재는 5공화국 당시 한국국민당을 창당한 원로 정치인이자 제12대 대통령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한화는 김종희 창업주의 막내아들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59)을 통해 백범 김구 선생의 집안과 가족의 연을 맺게 된다. 김호연 전 회장은 1983년 김구 선생의 손녀이자 김신 전 교통부 장관의 막내딸 김미(57)씨를 아내로 맞이한다. 김미씨의 오빠들은 김진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65),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61), 김휘 전 나라기획 이사(59)로 정·재계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들이다.

김호연·김미 부부는 한화가에서 유일하게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이들은 대학시절 안면 있는 사이로 지내다 김 전 회장이 공군장교로 입소하자 관계가 발전해 5년여의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슬하에 동환, 정화, 동만 등 2남 1녀가 있다.

◇사돈 통해 SK·GS·CJ·쌍용과 연결 = 한화그룹은 직접적으로 재벌가와 연결되는 혼맥은 엷다. 그러나 사돈을 통해 몇 다리를 건너다보면 SK, GS, CJ, 쌍용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연결된다.

한화는 김종희 창업주의 딸 영혜씨의 시부(媤父)인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을 통해 SK와 연결된다. 이 전 부장의 5남 며느리가 바로 최종건 SK 창업주의 막내딸이다. 또한 이 전 부장의 장남 고(故) 이동진씨가 서정귀 전 호남정유 회장의 딸 옥로씨와 결혼해 한화는 GS그룹과도 관계를 갖게 된다. 서정귀 전 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장인 서정화 전 장관과 6촌 관계의 친척이기도 하다.

또 한화는 김 창업주의 맏손자를 통해 CJ와 연결된다. 김 창업주의 장녀 김영혜씨와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의 큰아들 재환(42)씨는 손경식 CJ 회장의 큰딸 희영(41)씨와 결혼했다.

쌍용그룹과는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의 장인 김신 전 교통부 장관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된다. 김호연 전 회장의 아내 김미씨의 셋째 오빠 김휘 에이블리 대표가 쌍용가와 혼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휘 전 이사의 동서는 고(故) 김성곤 쌍용 창업주의 아들 김석동 전 굿모닝증권 회장(53)이다.

◇미혼 3세들 혼맥, 새로운 관심사로 = 한화그룹의 3세들은 대개 미혼인 경우가 많다. 아직 혼인할 나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인물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31)이다. 김 실장은 혼기가 꽉 찬데다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 유력한 만큼 어떤 집안과 연을 맺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김 실장의 동생 동원(29)씨와 동선(25)씨도 혼기가 다가오고 있어 한화의 혼맥 지형이 어떻게 달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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