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LTE 무제한' 경쟁… "트래픽은 어쩌나"

입력 2013-01-26 13:15수정 2013-01-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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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자 '데이터 트래픽 급증'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LG유플러스가 LTE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히자 같은날 오후 KT가 유사한 LTE 무제한 요금제로 맞불을 놓았다. 이에 뒤질세라 SK텔레콤은 26일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LTE 무제한 요금제를 공개했다.

기존 3세대(3G) 이동통신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하면 이들 3사의 이런 움직임은 다소 급작스럽다.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불을 댕기자 KT와 SK텔레콤이 LTE 가입자 경쟁에 밀릴 것을 우려, 서둘러 유사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비춰진다.

이를 두고 이통사들이 눈앞의 경쟁현실에 눈 먼 나머지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소비자들은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냉정히 살펴보면 일부 '헤비 유저'에게만 무제한의 혜택을 제공할 뿐 오히려 일반 유저들에게는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의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

실제로 3세대 무제한 데이터 요금은 일부 헤비유저들의 무분별한 데이터 사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으며 데이터 소비의 '모럴 해저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3G 스마트폰 초기 경쟁적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았으나 이는 결국 트래픽 급증 문제로 이어졌다. 이들 3사가 4세대 LTE를 시작할 때 무제한 정책을 도입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강충구 고려대 교수가 201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1년 1월 이동통신 트래픽은 5596TB(테라바이트)로 2010년 8월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한 지 6개월 만에 4.8배로 늘었다. 아이폰 도입 전인 2009년 7월에는 250TB였다.

당시에는 이통사 경영자들도 공개적으로 "유한한 자원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은 문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영원히 갈 수 없다"며 무제한 요금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전날 LG유플러스가 LTE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하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주 무모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3세대(3G) 때 트래픽 관리를 위해 막대한 투자비를 지출하고 품질 저하 문제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인한 트래픽 급증은 주파수 부족 문제를 심화할 것이라우려도 있다. 이통사는 지금도 주파수가 더 필요하다며 올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할 예정인 1.8㎓와 2.6㎓ 대역을 차지하려고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위해서는 더 많은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게 이통사들의 주장이다.

한편으로 주파수 부족을 외치고 또 한편으로는 LTE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이통사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통사는 데이터를 쓴 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추진하는 중이었는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부활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나마 LTE 무제한 요금제는 3G 무제한 요금제와 달리 기본료가 비싸고,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 소비분에 대해서는 속도를 조절하게 돼 있다. 이는 데이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헤비 유저'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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