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개최국 남아공과의 대회 개막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의외의 승점을 올린 카보베르데는 24일 새벽에도 강호 모로코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2점을 기록중이다. 아직 승리는 없지만 모로코와 함께 승점 2점으로 남아공에 이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A조 선두는 1승 1무(승점 4점)를 기록중인 남아공.
카보베르데는 28일 새벽 앙골라와 조별 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각각 승점 4점과 2점을 기록중인 남아공과 모로코가 마지막 경기를 갖는 만큼 이들 중 한 팀이 승리하거나 무승부로 끝나도 카보베르데는 앙골라전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조 2위 이상의 순위가 보장된다. 앙골라는 1무 1패로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은 물론 남아공이나 모로코에 비해 전력이 한 수 아래인 만큼 카보베르데의 8강행 가능성은 높다.
8강에 오른다 해도 그리 이상할 것은 없다. 이미 예선에서 아프리카의 맹주 카메룬을 물리치고 본선에 합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카보베르데는 1차전 홈경기에서 카메룬에 2-0으로 승리했고 2차전 원정에서는 1-2로 패했지만 득실에서 앞서 카메룬을 물리치고 본선에 진출했다. 당시 카보베르데에 밀려 본선 진출이 좌절된 후 카메룬의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투는 “본선에 오른 팀들은 카보베르데를 절대 무시해선 안 된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파란 상어’라는 애칭을 가진 카보베르데 대표팀은 전세계적으로 그다지 잘 알려진 팀이 아니다.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서해안 지역의 작은 섬들이 모인 인구 약 50만 명의 소국이다.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해 하나의 독립국이 된 카보베르데는 듣기에도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이 곳 출신 선수들은 이미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 헨릭 라르손, 나니, 겔손 페르난데스 등은 카보베르데 출신이거나 카보베르데 인의 피가 흐르는 선수들이다. 파트릭 비에이라 역시 카보베르데 인의 피가 흐른다. 카보베르데에서 태어났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세네갈로 진출한 선수들도 있다. 현 세네갈 대표 자크 파티와 미카엘 타바레스 등은 이 곳 출신으로 세네갈로 이주한 경우들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을 시작으로 메이저대회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진 카보베르데는 당시 FIFA랭킹이 182위에 불과했지만 가장 최근 발표된 랭킹에서는 71위에 올라있다. 아프리카 대륙만 감안할 경우 15위다. 2012년 10월에는 전체 51위까지 올랐던 바 있기도 하다.
카보베르데는 대표팀 선수 대부분이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다.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고 언어가 같은 포르투갈에서 많은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공격수 라이안 멘데스와 줄리우 타바레스는 OSC 릴과 디종 등 프랑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프리카 내에서도 소국인 카보베르데는 현재 한창 진행중인 아프리카컵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8강에 오를 경우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아질 것이다. 비록 작은 섬나라지만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 냈던 전례가 있는 만큼 향후 아프리카 축구를 대표하는 강국으로 자리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진 나라가 바로 카보베르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