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총리 후보자 깜짝 발탁 배경은 (종합)

입력 2013-01-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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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 ‘신뢰’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인선 스타일 반영 철통 보안 속 이뤄진 깜짝 인사라는 평가

박근혜 당선인은 24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에 김용준 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명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김 지명자는 헌법소장을 역임하시면서 평생 법관으로서 국가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고 확고한 소신과 원칙에 앞장서 오신 분”이라며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져내린 사회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며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또 “인수위원장을 맡아 각 분과별 인수위원들과 크고작은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교감하면서 인수위원회를 합리적으로 이끌어왔다”며 “총리지명자가 항상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들의 삶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 생각해 왔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번 총리 지명에는 ‘법과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인선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됐다. ‘베스트(best)’ 보다는 ‘라이트(right)’, 즉 “능력이 최고인 사람보다는 옳은 길을 걸어온 사람”을 중용하는 박 당선인의 용인술에 들어맞는 인사라는 평도 나온다. 여기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의 자격 논란을 반면 교사로 삼아 인사청문회의 검증을 넘을 수 있는 김 지명자의 청렴성이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지명자는 법관 시절 ‘소신판결’로 후배들로부터 존경받아왔으며, 헌법재판소장 시절엔 국민 기본권 침해에 대한 각종 제한을 철폐했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또 헌재소장에서 퇴직한 후 법무법인에서 일할 때는 헌재 관련 사건 수임을 고사해 청렴한 법조인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선 국정운영의 안전성을 염두한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 정부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 차기 정부의 로드맵을 그리고, 대선 공약을 정책으로 구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 온 인수위원장이 총리까지 맡게 될 경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새 정부 출범 직후 국정운영의 안전성과 계속성을 도모할 수 있다.

김 지명자의 중용엔 박 당선인의 ‘신뢰’에 기반한 용인술도 작용했다. ‘한번 일하면서 신뢰가 쌓인 사람에 대해 자퇴는 있어도 퇴출은 없다’는 것이 박 당선인이 그동안 지켜온 인사 원칙 중 하나다.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중앙선대위를 꾸리면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 총리 지명자를 영입한데 이어 인수위원장까지 맡기면서 점점 두터워진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 인선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총리 인선 역시 철저히 박 당선인의 주도하에 이뤄짐에 따라 ‘철통보안’의 인사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청렴한 이미지의 법조인 출신이 총리 후보자로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김능환 전 선관위원장과 조무제 전 대법관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명돼왔다. 하지만 언론이 여러차례 거론했거나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은 모두 빗나갔다. 김 지명자는 언론에서 총리 후보로 거의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김 지명자는 이날 오후 2시 발표시각을 10여분 앞두고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 단상에 올라 앉아있었지만 취재진 누구도 그가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는 예상치 못했다.

박 당선인 주변에서조차 이번 인선 결과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의 측근만 발표 1시간여를 남겨두고서야 김 위원장의 지명 사실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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