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들, 영국의 EU 탈퇴 카드에 비난

입력 2013-01-2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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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주장만 챙겨선 안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비난을 쏟았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의 이 같은 입장 발표를 두고 “실속만 차리는 ‘체리 줍기’는 선택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영국이 EU에 관해 원하는 것을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화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유념해야 할 것은 다른 국가들도 상이한 바람이 있을 수 있지만 캐머런 총리가 자국의 주장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치인들은 캐머런의 국민투표에 대해 자국 내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EU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마누엘 자라친 녹색당 의원은 “캐머런은 EU 회원국 지위를 국내 정치 문제를 타개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장관 역시 이날 앵포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EU를 나가는 것은 자국에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 위협은 EU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영국의 경제와 국민의 이익에도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가요 스페인 외무장관은 “영국같은 중요한 나라가 떠난다면 EU를 위해서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 “캐머런은 (EU의) 엔진 속도를 계속해서 늦출 수 없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이 바르멘 덴마크 유럽 장관은 블룸버그통신에 “만약 영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낮추거나 EU를 탈퇴한다면 혼자서만 나가라”고 비난했다.

EU 관리들 역시 캐머런 총리의 행동을 비판했다.

전 불가리아 총리인 기 베르호프트타트 유럽의회 내 자유당(ALDE) 그룹 대표는 “캐머런은 EU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만델슨 전 EU 무역 집행위원은 “정신분열증”이라며 “식당에 자신의 접시를 가지고 가서 원하는 것만 담아서 나오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미국에서도 캐머런의 행동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영국이 EU 회원이고 EU가 영국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을 때 더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미국은 영국과 EU와 관계를 모두 높게 평가하고 이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 평화와 번영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영국 내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 캐머런 총리의 국민투표 계획을 존중하면서도 EU에서 탈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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