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것을 잘 모방해서 더 낫게 만들면 그것이 더 위대하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새로운 시각의 경영론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해 관심을 주목시켰다.
김 회장은 19일 경기 광주 곤지암의 동부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실시된 신년 임원 워크숍 특강에서 “기업가 정신과 혁신은 조직적,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해 벤치마킹을 열심히 하고 믿음과 용기, 열정을 갖고 일에 집중해서 신화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삼성-애플의 특허 소송전과 같이 특허 침해와 표절 공방이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김 회장의 경영론은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 그러나 김 회장은 기업의 성장에는 ‘창조’도 중요하지만, 벤치마킹을 통한 ‘혁신’이 무엇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일본이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독일과 미국을 벤치마킹한 것은 잘 알려진 사례”라며 “그 과정에서 더욱 개선된 제품을 만들면서 현재의 일본의 위상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부그룹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성장동력이 잘 갖춰진 균형 잡힌 그룹”이라고 자평했다. 동부그룹은 최근 대우일렉의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면서 가전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등 포토폴리오 다변화에 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농업도 하나의 주요 사례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 몬산토의 한국법인 몬산토코리아를 인수하며 외환위기 때 넘어간 종자 주권을 되찾았다. 또 최근에는 경기 화성에 아시아 최대 유리온실 단지를 완공했다. 김 회장은 유리온실 건설과 관련, “중요한 행사이니 꼼꼼히 챙기라”고 지시했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12월 자회사 동부팜화옹을 통해 경기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농식품 수출 전문단지를 완공했다. 이 단지는 첨단유리온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육묘장 등 총 15헥타르(1헥타르는 1만㎡) 규모로 조성됐다. 첨단유리온실은 10.5헥타르 규모이며 아시아 최대 규모다. 총 사업비는 467억원으로 첨단유리온실 등 본공사에는 동부팜화옹이 380억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동부그룹은 씨앗 생산(동부팜한농)에서부터 재배(동부팜화옹), 유통(동부팜, 동부팜청과)에 이르기까지 농산물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그는 “농업은 식량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며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등 큰 시장이 있어 민관이 협력하면 농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