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파워엘리트 50인] ‘ㅂㄱㅎ’ 로고 만든 변추석 당선인 비서실 홍보팀장… 박근혜의 ‘퀸메이커’

입력 2013-01-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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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ㄱㅎ’. 지난해 7월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대통령이미지(PI·presidential identity)를 공개하자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이 같은 박 전 위원장의 한글 약칭이었다. 유력 정치인에게 붙여지는 영문 머리글자가 아닌 한글 초성 심벌의 등장에 여기저기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시도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ㅂㄱㅎ’과 스마일(smile) 이모티콘을 결합한 아이콘은 신선함과 친근감을 불러와 다소 딱딱해 보이는 박 당선인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곧 이러한 파격적인 PI를 선보인 인물에도 관심이 쏠렸다. 감성을 불어넣은 디자인 하나로 박근혜 ‘퀸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홍보팀장으로 발탁된 변추석 국민대 디자인전문대학원장이다.

◇잘 나가는 광고전문가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달인으로 = 변 팀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공식 포스터를 제작한 광고·홍보 전문가다. 중앙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부터 LG애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이름을 날렸다.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금성사(현 LG전자)의 ‘인간과 기술의 만남-테크노피아’ 슬로건의 TV 광고 캠페인을 주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2000년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학계에 몸 담으며 이 대학 조형대학장과 디자인대학원장을 겸하고 있다.

광고업계에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특히 카피와 기획력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광고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97년에는 세계 양대 광고제 중 하나인 프랑스 칸 국제광고영화제에서 인쇄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한국 전통문화를 소재로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해 왔던 그는 한국 대표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 포스터 제작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베테랑 광고인으로서, 또 교수로서 자신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온 변 팀장은 지난해 박근혜 대선 경선캠프의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여당 성향이었지만 정치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없던 그는 처음엔 정중히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젊고 열린 그의 마인드를 높이 산 박 당선인이 여러 차례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다.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 변 팀장은 그때부터 ‘인간 박근혜’ 의 이미지 메이커로 활약하게 된다.

박 당선인이 출마 선언 당시부터 대선 승리까지 박 캠프의 홍보본부장을 맡아 홍보 업무를 총괄해 왔다. 그는 대선 PI를 공개하면서 박 당선인을 직접 만나본 소감에 대해 “평소 박 전 위원장에 대해 가졌던 이미지와 달리 소박하고 인정이 많은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밝히며 “실제 이미지와 언론에 비친 모습 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느낀 박 당선인에 대한 친근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인간 박근혜’를 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박 당선인의 기성 정치인 냄새를 빼고 소박하고 친근한 소통형 후보상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다.

◇소통형 박근혜 이미지 메이커… PI 작업·취임행사도 그의 손에서 = 변 팀장은 외부 영입파이지만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친박근혜(친박)계 심복이자 측근 인사로 통한다. 그만큼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꿰뚫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그는 정치권의 시각이 아니라 일반국민의 시각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박 후보의 의지도 그대로 읽어냈다. 젊은층에게 친숙한 초성을 활용한 독특한 심벌 아이콘과 카카오톡의 말풍선 이미지를 차용해 친근함을 더했으며 그의 머리에서 나온‘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는 대선 슬로건도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박 당선인의 정책기조를 잘 살렸다는 평가다.

변 팀장은 정무적 판단이나 친소관계를 고려하기보다 전문가 판단을 존중하는 박근혜 인사스타일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박 당선인은 실제 한글 초성과 빨간 말풍선 등 정치계에선 다소 생소한 PI를 보고 “정치 쪽에서는 낯설지만 새롭다. 새로우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의미가 강하게 전달된다”면서 마음에 들어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당선 후 ‘박근혜 인사’에서 정무팀장을 맡은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함께 비서실에 배치됐다. 첫 친박계 핵심인사로 기용되며 박근혜의 파워인맥으로 부상했다. 이번에도 그의 참신성과 전문성이 인선 배경이었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정치인 대신 광고전문가를 발탁한 것은 국민에게 정치적으로 다가가지 말고, 살갑게 다가가자는 당선인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변 팀장은 경선 때부터 합류했지만 경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홍보 분야에서 박 당선인의 신임을 크게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상징하는 엠블렘을 만들게 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앞으로 변 팀장은 비서실 홍보팀을 이끌며 당선인의 PI 작업과 함께 활동 기록물 제작, 취임행사 준비 등에서 주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취임식 엠블렘도 그에게 맡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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