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차기 비서실장에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안보 담당 부보좌관이 유력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위 참모들에게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잭 루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맥도너가 선두 후보라고 언급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비서실장 임명에서 맥도너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너가 오바마의 다섯 번째 비서실장이 되면 루 재무장관 지명자와 중앙정보 국장(CIA)에 내정된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에 이어 또 한 번의 내부 발탁이 된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상황에 따라 최고경영자(CEO)·해결사·개인 매니저·게이트키퍼(수문장)·치료사 등 중요한 역을 맡고 있다. 한편 문고리 권력 등 악역을 많이 해 ‘최악의 직책(the worst job)’으로도 불린다.
시사 주간지 내셔널저널의 매슈 쿠퍼 백악관 담당 에디터는 “무엇보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원하는 것과 대통령이 해야 할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대통령에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장관 지명자와 달리 상원 인준를 받지 않는다.
맥도너는 지난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며 ‘오바마의 남자’ 중 한 명으로 불릴 만큼 충성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빌 버튼 전 백악관 부대변인은 “맥도너는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의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매우 유능하고 똑똑하며 충성심의 대가가 없는 곳에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직하다”고 설명했다.
맥도너는 백악관에서 누구나 좋아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부보좌관급에선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맥도너는 1992년 세인트존스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1996년 조지타운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와 톰 대슐 전 상원의원(민주) 등의 일을 도왔다. 2007년에는 당시 상원의원인 오바마의 수석 외교정책 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는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을 담당했으며 2009년 백악관에 들어가 국가안보위원회(NSC)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0년 10월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임명됐다.
2011년 5월에는 미 해군특전단(SEAL)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당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바마 등과 함께 있을 만큼 외교·안보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다만 맥도너는 국내 정책을 다룬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인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지출 삭감과 부채 한도 증액·이민법 개혁·총기 규제 등이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맥도너가 낙마하면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널드 클라인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미 인터넷기업 AOL 공동창업자 스티브 케이스의 회사에서 법률 고문으로 있는 클라인은 공격적이고 체계적인 변호사로 유명하다.
그는 2004년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 지난해 오바마의 대통령 선거 토론 준비를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