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입력 2013-01-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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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정통부 장관 출신… LTE 2위 자존심 대결

이석채(68) KT 회장과 이상철(65)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두 명 모두 서울대 출신에 과거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또 KT라는 국내 최대 통신기업에 몸을 담았던 점도 공통점이다.

특히 이석채 회장이 정통부 장관이던 지난 1995~1996년에는 이상철 부회장은 KT의 PCS 사업 추진 책임자로서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상철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수장으로 옮기면서 두 사람은 ‘친구’에서 ‘경쟁자’로 변모했다.

특히 3G 시장까지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3위 사업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철 부회장의 ‘LTE 올인’ 전략에 따라 지난해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중 내내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 순증을 LG유플러스가 기록했기 때문.

이에 반해 이석채 회장은 경쟁사보다 LTE 사업을 늦게 시작한 점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주면서 국내 최대 통신기업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올 초 KT가 LTE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하면서 빠른 속도로 LTE 시장 2위인 LG유플러스를 추격하고 있다.

더욱이 연초부터 LG유플러스가 방통위의 영업정지 조치로 인해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이 금지되면서 LTE 2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

이런 가운데 양사의 ‘이전투구’식의 경쟁이 벌어졌다.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기간 중에 불법으로 가입자를 모집한 사실을 KT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것.

LG유플러스가 “언론플레이를 통한 경쟁사 흠집내기”라고 비판했지만, 불법영업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영업정지 기간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 경우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영업정지가 예정된 KT가 영업정지 이전에 최대한 가입자를 모집해 LTE 가입자 2위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또 ‘All-IP(올아이피, 인터넷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망이 통합된 구조를 갖는 망)’ 기반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예고했다.

이석채 회장은 최근 ‘스마트홈폰 HD’를 출시하면서 ‘올아이피’ 시대를 앞당기는 등 향후 통신시장의 먹거리를 미리부터 챙긴다는 계획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속도, 커버리지, 안정성 등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높은 품질의 VoLTE로 시장을 선도함과 동시에 ‘올아이피’ 융합서비스를 통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장관 출신 KT CEO’인 이석채 회장과 ‘KT CEO 출신 전직 장관’인 이상철 부회장의 치열한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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