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 "승마로 정서장애 치유… 마분으로 일자리 창출"

입력 2013-01-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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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국마사회를 ‘경마’로 대표되는 사행산업을 운영하는 공기업쯤으로 기억했다.

마사회는 매년 1조원 이상의 세금을 국가에 납부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한번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부정적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최근 마사회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 쇄신을 위해 힘겨운 변화의‘새싹’을 틔우고 있다. 그 동안 말산업 중 경마에만 집중했던 사업 영역을 승마는 물론 말의 해외수출과 국가자격증 제도 도입, 사회공헌 활동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또 전 직원에 대한 연봉제를 실시해 능력과 성과중심의 조직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4일 한국마사회 장태평 회장이 이투데이와 파워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 회장은 2011년 취임 이후 줄곧 강도높은 경영쇄신을 통해 마사회를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양지웅 기자 yangdoo@)
◇ 장관, 마사회장으로 가다

거대 ‘공룡’ 기업이던 마사회의 변화는 장태평 현 회장의 취임과 함께 시작됐다. 그는 마사회장 취임 이후 줄곧 강도 높은 혁신 경영과 공기업의 사회공헌 지평을 넓히는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4일 과천에 위치한 한국마사회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건전한 경마문화 보급을 통해 국민 여가를 선용해 나가는 것은 경마시행체로서 기본”이라며 “앞으로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사회환원을 극대화해 새로운 기업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향후 경영방침을 밝혔다.

또 장관 출신으로 산하기관장 취임이 고민됐을 것 같다는 질문에 “1978년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까지 30여년을 공직에 있었다. 공직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로 공익적 사업과 사회기여를 목적으로 하는 공기업은 공직과 근본적으로 그 맥이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기업은 수익을 창출하고,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경제기획원과 농식품부의 실무경험, 그리고 국가의 농정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의 정무경험이 한국마사회를 경영하는데 큰 힘이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험에서 나오는 장 회장의 경영혁신에 마사회는 최근 1년간 180도 변화했다.

먼저 사행산업을 하는 기업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화 하고, 지난해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또 말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조직 창설과 박람회 개최, 관련 국가자격증 시행 등 말산업 육성 인프라도 마련했다.

특히 마사회의 사회공헌 활동 중 청소년 정서 행동 장애를 치유하는 ‘KRA승마힐링센터’는 지난해 이미 인천과 시흥 두곳에 문을 열었다.

장 회장은 “승마힐링센터를 한국마사회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1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앞으로 10년 동안 승마힐링센터를 전국 30개소 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마분(말똥)으로 비료를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형 사회공헌사업으로 ‘에코그린팜’을 설립하기도 했다. 마사회는 에코그린팜을 통해 도시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연간 50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장애청년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경기도내 공공기관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것을 돕는 사단법인‘장애청년 꿈을 잡고’도 발족해 사회공헌사업의 다각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마사회는 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며 혁신에 들어갔다.

먼저 지난 2001년부터 팀장 이상 간부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시행하던 것을 올해부터 일반직원들까지 연봉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장 회장은 능력과 성과중심의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전하며 전 직원을 설득했고, 간부직 연봉제 실시 이후 11년간 지연됐던 전 직원 연봉제에 대한 찬성을 얻어 냈다.

장 회장은 “3급이하 직원들의 반발이 없지 않았지만 마사회 노동조합과 함께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경영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설득했다”며 “대화와 소통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영혁신 변화에 일부 직원들은 그리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껏 경마 사업으로도 많은 수익을 올렸는데 굳이 조직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장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난해 내내 경마매출액과 입장인원이 감소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다행히 전 직원이 휴가를 반납하고 경마를 추가적으로 시행해 매출액 감소는 막았지만, 우리도 외국 경마산업의 사양화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미리 준비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재정을 건전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하기에 경마 외의 수익 창출을 늘리고, 능력과 성과중심으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 회장은 “한국마사회장으로 부임하면서 건전한 경마문화를 조성해 경마를 레저스포츠로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말산업을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 그리고 마사회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 자산의 극대화를 통해 경마외의 수익 창출을 통해 기업 재정을 건전화시키는 것이 목표였다”며 “마사회의 미래비전은 말산업을 키워나가는 경제 허브기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꿈과 희망을 나누는 일등사회공헌기업,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혁신기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마산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쌓기 위해 청렴경영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우리 스스로 외부에서 우려하는 문제점들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때 국민의 신뢰는 저절로 따라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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