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에 실시된 로또 522회 추첨결과, 총 6명의 1등 당첨자가 탄생했다. 이들은 약 22억 8천만원의 당첨금을 수령하는 행운을 안았다.
로또 1등에 당첨됐지만,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는 한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522회 로또 1등 당첨금의 주인공이 될 뻔 했던 강혜진(가명) 씨.
초겨울 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일, 강 씨는 서울 강남의 한 로또복권 정보업체(lottorich.co.kr)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충격에 휩싸인 그녀는 어떤 심정일까. 다음은 강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내가 로또 1등에 당첨이 될 뻔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충격이 너무 컸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는데, 이런 일을 실제로 겪고 보니 너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속상하기도 했다. 기회가 이렇게나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토요일 저녁, 로또 1등에 당첨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상황은.
▲회사에서 워크숍이 있어 참석을 한 뒤 직접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받지 않았는데, 계속 전화가 오는 통에 궁금해져서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우고 전화를 받았다. 업체 직원이 밝은 목소리로 로또 1등에 당첨됐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솔직히 짜증이 났다. 급하게 잡힌 워크숍 일정 때문에 일이 바빴고 정신도 없어 미처 로또를 구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격이 너무 커서 운전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차를 세워두고 30분 넘게 멍하니 앉아만 있다가, 눈물을 흘렸다.
-.만약 1등에 당첨됐다면 당첨금을 어디에 썼을 것 같나.
▲개인적인 얘기지만, 아버지 사업이 갑자기 힘들어졌다. 외동딸이라 그런지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단 생각을 자주 했고, 만약 당첨금이 있었다면 힘 닿는 데까지 아버지를 도와 드렸을 것이다. 그 외 자금으로는 결혼을 위해 사용했을 것 같다.
-.로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집안이 힘들어지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지던 차에, 언론을 통해 로또복권 전문업체 1등 당첨자들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1등의 행운을 거머쥐신 것을 보고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됐다.
업체(lottorich.co.kr) 가입 전, 남자친구에게 말했더니 ‘그런 건 다 사기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게 가능하겠나?’라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뭐라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정말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와서 주위에는 비밀로 하고 몰래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지금은 주변에서 다들 ‘나도 해볼까’라고 하길래 여러 명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가입 2주 만에 1등번호를 직접 수령하게 됐는데, 주변의 반응은.
▲2주 만에 당첨됐다는 사실에 나도 충격이 컸지만, 가장 많이 반대했던 남자친구의 충격 또한 컸다. 처음엔 1등이라 말하니 ‘거짓말’이라면서 믿지 않았는데, 1등 번호가 제공된 문자를 보여 주니 깜짝 놀라며 지금은 나보다 더 아쉬워한다. ‘내가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행동했을까’하고 후회도 하는 중이다.
-.당첨 전 특별한 꿈이나 징조는 없었나.
▲기억나는 꿈을 꾼 것은 없다. 다만 월요일부터 번호 받기가 굉장히 기다려지면서 ‘왠지 당첨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인데, 남자친구가 주말에 꿈을 꿨는데 내가 가방을 하나 들고 와서 ‘나 로또1등 당첨 맞았다!’고 말하는 꿈을 꿨단다. 처음에는 내가 속상해 할까 봐 꿈 얘기를 못하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말해줬다. 본인은 내가 하도 로또 얘기를 하니 세뇌돼서 그런 꿈을 꾼 줄 알았다더라.
-.앞으로도 계속 로또를 구매할 예정인가?
▲가입 당시 당첨 후기를 보니 실제 당첨자들의 기다림의 시간은 천차만별이었다. 나처럼 2주 만에 기회가 온 사람도 있지만, 5년, 10년을 기다려 로또에 당첨되신 분도 있었다. 기회란 것은 기간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기다리고 인내해야 하는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믿고 기다리면 언젠가 한번쯤은 행운이 찾아올 것이다. 나도 앞으로 꾸준히 도전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