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 오너가에 묘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주인공은 그룹 전체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동생인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전무다. 둘은 모두 개인회사를 두고 있다. 이해욱 부회장은 그룹내 SI(시스템 통합) 사업을 맡고 있는 대림I&S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이해창 전무도 고무와 플라스틱 제품 도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 켐텍의 지분 60%를 갖고 있다.
우선 대림I&S는 연간 2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업이익도 210억원에 이르는 등 그룹내에서도 알짜 계열사다. 대림I&S의 지난해 3분기말 현재 순자산은 680억원에 이른다. 주당 순자산가치가 8만원(액면가 5000원)을 훌쩍 넘는다. 이해욱 부회장이 보유한 대림I&S의 주식은 74만7637주다. 이에 따라 이해욱 부회장이 보유한 대림I&S 주식의 가치는 최소 61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대림I&S는 매출구조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연 매출의 80%인 1600여억원이 계열사들이 내 준 물량이다. 현재 재계의 최대 이슈가 경제민주화인 점을 고려하면 이해욱 부회장에게 대림I&S의 지분가치 상승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반면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해창 전무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켐텍은 탄탄한 홀로서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켐텍은 지난 2010년 7월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 첫해에 1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듬해 2011년에는 전년보다 4배가량 늘어난 4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0년 3억원에서 2011년 14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특이한 점은 켐텍이 계열사의 일감 지원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켐텍의 연간 내부거래 금액은 1700만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내부거래가 전혀 없는 셈이다.
그러나 대림코퍼레이션의 제품을 사다가 외부업체에 파는 매출 구조는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켐텍의 지난해말 현재 순자산가치는 18억6000만원으로 주당 1만8600원이다. 이해창 전무의 출자금액이 주당 5000원인 셈을 감안하면 주식가치는 2년새 3.5배가량 뛴 셈이 나온다.
특히 이 부회장의 대림I&S와 이 전무의 켐텍은 향후 그룹내 형제간의 역할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림I&S와 켐텍의 성장 속도에 따라 형제간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