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외교안보라인 구축 본격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공화당 출신의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66)을 지명했다고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브레넌 백악관 대(對) 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이 지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두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지명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브래스카주 상원의원 출신인 헤이글에 대해 “미국의 군대가 따를만한 리더이며 미국의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특히 헤이글 전 의원이 동생과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해 일선 보병부대 분대장으로 활약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의 리더십에 대해 “역사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헤이글 전 의원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대결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둬왔다.
특히 국무장관에 이미 지명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는 같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절친한데다 비슷한 외교철학을 갖고 있어 향후 오바마 2기 외교안보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외관상으로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공화당 인사를 기용하는 이른바 ‘탕평책’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의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인준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헤이글 전 의원은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주요 정책에 반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라크 공격 결의안에는 찬성했지만 이라크 점령 이후 전쟁 수행에는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공화당 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방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6일 ABC방송 시사프로인 ‘디스 위크’에 출연해 “헤이글은 다른 장관 지명자들과 마찬가지로 공정한 청문회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의 견해들이 국방장관직에 적합한지를 포함해 청문회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출신 인사이긴 하지만 ‘봐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는 최근 공화당 내에서 헤이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브레넌을 차기 CIA국장으로 지명한 뒤 “정보 전문가로서 탁월한 내공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른바 ‘불륜 스캔들’로 낙마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의 후임에 내정된 브레넌 보좌관은 지난 25년간 CIA에서 일해왔다.
백악관에서는 파키스탄 등에서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겨냥한 무인정찰기(드론) 작전 등을 지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