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기조로 경영악화 빨라져
저축은행이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와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본잠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등 경영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본지가 저축은행이 금감원에 제출한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본잠식률이 50%를 넘는 저축은행이 28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기업의 경우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면 상장 폐지된다.
특히 이들 저축은행의 평균 자본잠식률이 80~90%에 달해 자본증자 등 자구노력이 없을 경우 퇴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완전 자본잠식을 보인 곳은 대원(374%), 우리(260.8%), 신라(150%, 현재 경영개선명령), 서울(116.8%, 현재 경영개선명령), 더블유(182.89%, 퇴출), 경기(158.4% 퇴출), 진흥(192.9%, 예한별 이전) 등 7곳이다.
현대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자본잠식률 66.8%였으나 같은 해 9월에는 87.8%로 악화됐다. 이밖에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동양(74.21%), 무등(84.13%), 골든브릿지(95.02%), 스마트(82.87%), 경남제일(78.97%), 강원(80%), 아주(82.03), 스마일(96.07%), 대아(89.5%), 삼일(84.77%), 유니온(67.96%), 한화(90.17%) 등은 완전자본잠식에 가까운 수준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금보험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저축은행 역시 자본잠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예쓰저축은행(전북·으뜸·전주·보해저축은행)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6월 66.9%였으나 같은 해 9월 85.4%로, 예솔저축은행(부산·경은·토마토2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24.4%에서 36.51%로 악화됐다.
예나래(전일·대전·한주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15.7%에서 16.29%로 빠르게 악화됐다. 이외 자본잠식이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도 평균 자본잠식률이 80~90%를 상회했다.
예보에서 매각을 진행했으나 무산된 해솔(옛 부산솔로몬), 한울(옛 호남솔로몬), 영남(한국저축은행 계열)저축은행도 자본잠식 상태가 심각했다. 해솔 저축은행은 75.3%, 한울 저축은행 61.9%, 영남저축은행 94.89%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개선명령 받은 2곳(서울ㆍ신라)과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받은 1곳(현대스위스)이 있다”며 “이들을 비롯해 저축은행들이 유상증자 등으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이진영, 김지영 기자